[뉴스데일리]포스코는 10일 조청명 가치경영실장(부사장)을 보직 해임 했다. 전날 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을 사표 수리 형식으로 퇴임시키기로 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권 회장이 갈등 봉합을 위해 자신의 측근도 퇴진시키기로 결정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포스코가 그룹 구조조정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자회사 대우인터내셔널의 전병일 사장은 10일 이날 사외이사들에게 e메일을 보내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이날 구조조정 총괄책임자인 조청명 포스코 가치경영실장(부사장)을 전격 보직 해임하고 권오준 포스코 회장 보좌역으로 발령냈다. 대표이사인 전 사장에 대해서는 현재 해임 절차를 밟고 있다.

조 부사장은 오는 15일부터 회장 보좌역으로 물러나고 전중선 가치경영실 전략위원(상무)이 가치경영실장 직무대행을 맡는다.

조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포스코그룹 컨트롤타워인 가치경영실을 총지휘했다. 이번 보직 해임은 포스코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 매각을 둘러싼 잡음이 발단이다. 조 부사장이 미얀마 가스전 매각을 검토하면서 작성한 보고서가 외부로 유출돼 매각 작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이 보고서에는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 가스전 사업 부문에 대해 올해 10월 이사회 결의를 거쳐 2016년 1월 분할 매각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전 사장은 이 문건에 대해 “가치경영실에서 작성한 데이터가 과장된 부분이 있다”며 “구조조정은 부실 자산을 파는 것이지 우량 자산을 파는 방향이 돼선 안 된다”고 사내게시판을 통해 의견을 피력했다. 가스전 분할 매각이 포스코에 오히려 2000억원의 손실을 안겨줄 수 있다는 내용의 서신을 권 회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포스코 수뇌부는 이를 ‘항명’으로 받아들이고 사표 수리 절차에 들어갔다. 권 회장은 지난달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발족해 모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로부터 사표를 받아놓은 상태다.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조직 쇄신을 단행하고 있는 권 회장으로서는 조직 내 결속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의 갈등이 여러 차례 되풀이되면서 갈등의 책임자를 모두 경질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2010년 10월 포스코에 인수된 뒤에도 유일하게 사명에 ‘포스코’를 넣지 않고 기존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는 계열사다. 미얀마 가스전은 대우인터내셔널이 2000년 탐사권을 획득, 2년 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한 3개 가스전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가스전으로 지난해 매출 20조4078억원, 영업이익 3761억원 등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권 회장은 가스전 매각에 대해 “만약을 대비해 검토한 것”이라며 “당장 팔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부인한 바 있다.

한편 조 부사장이 맡고 있던 비상경영쇄신위 구조조정 분과위원장은 이영훈 부사장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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