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민갑룡 경찰청장이 총괄 책임자인 관할 경찰서장이 현장 상황을 파악한 뒤 그에 맞게 대응했는지에 대해서도 미흡함이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솔직 인정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성기업 노동조합원들에 의한 사측 임원 폭행 당시 경찰 대응과 관련해 “신고를 받고 상황에 대한 판단과 이를 지휘부에 보고하는 과정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경찰은 유성기업 임원 폭행 사건 당시 경찰 대응이 미온적이었다는 비판이 불거지면서 지난달 말 부서 합동감사단을 꾸려 자체 감사에 나섰고, 일부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민 청장은 다만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은 회사 내에 (노조원) 다수가 있는 상황에서 나름대로 경찰로서 소임을 다하려고 했던 것이 있어 이들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것이 감사를 맡은 이들의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관련 수사에 대해서는 “공동상해와 폭행에 가담한 1명을 빼고 모두 조사했고, 공무집행방해는 추가로 밝혀진 인원이 10명”이라며 “주요 피의자는 어느 정도 조사됐고, 적극 가담한 이들을 중심으로 구속·불구속 여부를 판단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경찰은 유성기업 노조가 고소한 사측 임원의 업무상 횡령·배임 사건도 고소인 조사를 마친 상태로 알려졌다.

또 충남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를 중심으로 자료를 확보하는 등 함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민갑룡 청장은 이날 오후 예정된 경찰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유성기업 사건, 대법원장 차량 화염병 투척 사건 등을 계기로 마련한 경찰 물리력 행사기준을 보고한다.

이와 관련해 민갑룡 청장은 “현장 법 집행과 관련해 보다 다양한 상황에서 지금보다 정밀하게 '이럴 때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기준과 지침이 있어야 한다”며 “지금은 앙상한 뼈대만 있는데, 더 풍성하게 상황의 다양성과 변수를 고려해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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