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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가 행복한 사회, 모두가 함께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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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3  20: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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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장.

[뉴스데일리]우리 사회에서 언제부터인가 아이 키우는 것을 부담 또는 고통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임신과 출산의 기쁨이 부담으로 전환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임신한 여성에 대한 직장 내 차별, 눈치 보이는 육아휴직, 내 주변에서는 찾기 어려운 믿고 맡길 어린이집, 유아기부터 시작되는 사교육비 부담, 맞벌이 가정에도 예외 없는 여성 중심의 육아부담 등의 현실을 경험한다면 말이다.

고단한 육아를 경험한 사람들은 두 자녀 계획을 한 자녀로 줄이고 주위 사람들을 보며 간접 경험을 한 사람들은 출산을 포기한다.

여기에 결혼과 출산에 대한 사회의식의 변화, 불안정한 소득, 장시간의 노동시간, 높은 주거비용, 성 차별적 사회환경 등의 사회경제적 조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한국은 지금의 초저출산 국가가 되어버렸다.

지난 7월 5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일하며 아이 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위한 저출산 대책을 발표했다. 5대 개혁 방향은 ▲출생부터 아동의 건강한 성장 지원 ▲아이와 함께 하는 일·생활 균형 ▲모든 아동과 가족에 대한 차별 없는 지원 ▲청년의 평등한 출발 지원 ▲제대로 쓰는 재정, 효율적 행정 지원체계 확립이다.

그리고 9가지 주요 정책으로 ▲특수고용직, 자영자 등 고용보험 미적용자 대상 출산휴가급여 사각지대 해소 ▲1세 아동 의료비 제로화 ▲아이돌보미 지원대상 확대 및 정부지원 강화 ▲임금삭감 없는 육아기 근로시간 1일 1시간 단축 추진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 급여 상한액 인상 ▲배우자 유급출산휴가 확대 정부지원 신설 ▲한부모 양육비 지원액 확대(14~18세 자녀도 지원) ▲비혼 출산·양육에 대한 제도적 차별 정비, 인식 개선, 원스톱 상담 지원 ▲신혼부부 주거지원 강화를 제시했다.

위원회가 강조하는 이번 정책 방향과 핵심과제의 특징은 ‘출산율 목표 중심의 국가주도 정책’에서 ‘삶의 방식에 대한 선택을 존중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했다는 것이다.

패러다임 전환의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하나는 기존의 저출산정책으로는 출산과 육아부담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제기와 다른 하나는 ‘출산’에 대한 국가의 강요로 느껴지는 접근방법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일단, 이 진단은 옳다. 5대 방향에도 동의한다. 다만 이번 발표가 앞서 언급한 출산과 육아의 부담에서 비롯된 초저출산의 위기, 대한민국 미래 지속가능성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충분한지 진단해볼 필요가 있다.

저출산 문제는 참여정부 때 처음으로 주요 국정아젠다로 채택됐다. 2005년 당시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08, 출생아 수는 44만명으로 역대 최저였다. 부모세대가 태어난 1970년의 합계출산율 4.53, 출생아 수 100만명과 비교하자면 매우 빠른 감소였다.

2006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이 수립되고 정책이 추진되면서 합계출산율도 1.2대로 회복되었다가 다시 2017년에 합계출산율 1.05, 출생아 수 36만 명으로 최저기록을 갱신하며 곤두박질쳤다.

불행히도 올해 합계출산율은 1명 이하(출생아 수 32만명)로 예측되며 2022년에는 출생아 후 30만명 선이 붕괴될 것이라 한다. 이번 새로운 저출산대책에서는 합계출산율을 목표로 하지 않으며 출산에 대한 개인의 선택을 존중한다 했으므로 이와 같은 언급이 불편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구의 변화는 우리나라 미래사회의 많은 부분을 예측 가능하게 하므로 여전히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합계출산율 1.05라는 숫자를 단순히 자녀를 1명 밖에 낳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양적 지표의 값으로 볼 것만은 아니며 희망자녀 수가 1.9명인데도 1명 밖에 낳을 수 없는 불행한 사회적 환경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질적 지표, 사회적 위기의 신호로 인지할 필요가 있다.

 

합계출산율 1.0의 붕괴를 앞두고 있다는 것은 집중적인 사회투자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대변해 준다. 그렇다면 이번 저출산 대책은 이에 충분한가?

이번 주요정책 과제들을 보면,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16~2020)과 비교해 정책의 폭(임금삭감 없는 근로시간 1시간 단축 등), 정책지원 대상(고용보험 미가입자 출산급여 지원 등), 정책 지원 수준(아빠 육아휴직 급여 인상, 아이돌보미 최대 90% 지원 등)이 확대된 것들이 많다.

특히 시간정책의 범주에 있는 근로시간 단축과 육아휴직을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일-가정 양립환경이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사회의 큰 진전이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변화들이 기대되는지, ‘출생부터 아동의 건강한 성장 지원 정책’에 해당하는 과제들을 중심으로 좀 더 들여다보자.

첫째, 단시간 근로자·특수고용직·자영업자와 같은 고용보험 미적용자에게 월 50만원씩 총 3개월 동안 출산지원금이 지급된다. 출산휴가급여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취지이다.

둘째, 의료비가 많이 지출되는 고위험 산모 질환의 비급여 의료비를 지원해주고 만1세 미만 아동의 선천성대사이상검사 비급여 항목을 지원한다. 임신, 출산과 관련된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셋째, 아이돌봄서비스 지원 대상 기준을 확대하고(중위소득 150%까지, 3인 기준 월 553만원), 부모들이 품앗이 형태로 동네에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동육아나눔터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돌봄 사각지대를 보완하겠다는 취지이다.

넷째, 집으로 가는 산후조리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 지원 대상을 확대(중위소득 100%)한다. 산후조리를 위한 비용부담을 줄이면서 신생아 감염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

다섯째, 약 20만명의 초등학생들에게 방과후 돌봄을 추가 제공할 수 있도록 학교와 마을의 온종일 돌봄체계를 확대한다. 초등돌봄의 사각지대를 부분적으로나마 해소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공립어린이집과 국공립유치원 이용비율이 40%가 되도록 국공립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기존의 민간의존적 공급체계에서 공공성이 강화될 것이다. 이러한 과제들은 분명 지금보다 출산, 육아환경을 개선시켜 나갈 것이다.

정책수요자의 관점에서 다시 한 번 짚어 본다면 어떨까. 출산과 육아의 부담은 전 계층의 문제인데 아마도 이번 대책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 같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육아부담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데 비해 이번 대책이 그 부담을 완화하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남성의 육아휴직이 확대되기는 했지만 남성과 여성이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정책으로 잘 짜였다고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번 대책으로 아동의 삶의 질이, 육아하는 부모들의 삶의 질이 유의미하게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우리나라의 초저출산의 위기에 대응할만한 완벽한 대책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번 새 정부의 저출산 대책의 방향과 정책과제들은 분명, 이전 대책과 비교하여 사회의 변화에 대한 인식, 문제의 원인과 진단, 정책의 확대, 특히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도록 시간정책 활용이 잘돼 있다. 청년과 신혼부부들에 대한 주거지원까지 포함한다면 상당한 사회적 투자가 예상된다. 그러나 초저출산의 늪에서 빠져나오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왜 희망 자녀 수마저 낳지 못하는 사회가 되었는가. 일하며 아이 키우기 좋은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조건에 대한 더 많은 고민과 전략, 투자가 필요하다. 그 전략은 최소 30년 이상을 전망하는 장기적 전략이어야 한다.

또 분명한 것은 이 일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중앙정부의 과감한 투자만으로도 부족하다. 지방정부, 기업, 사회의 여러 주체들과 국민이 함께 만들어가야 할 공동의 숙제일 것이다. 아이가 행복하고, 육아가 행복하고, 국민의 삶의 질이 높은 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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