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

[뉴스데일리]제천 화재, 밀양 화재 등 연이은 사고로 인해 안타까운 국민의 생명이 희생되었다. 수출순위 세계 7위, GDP 세계 11위,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해 보인다.

지금은 온 국민이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정부의 안전대책을 바라고 있다. 정부에서는 국민생명지키기 3대 프로젝트(교통사고 및 산업재해 사망자, 자살 인명피해 줄이기 운동)와 함께 실효성 있는 ‘국가안전대진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안전대진단은 개별법에 있는 각종의 안전점검을 보완해 이 시기만큼은 국민과 정부, 중앙과 지방, 모든 기업들까지 우리 주변의 안전문제를 돌아보자는 안전운동의 성격을 갖고 있다.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 수준을 높이고 문화를 만들기 위한 성격을 잃지 않으면서 국가안전대진단이 강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올해 국가안전대진단은 지난 2월 5일부터 시작해 3월 30일까지 시행된다. 총 30만 곳에 대한 안전점검이 실시된다. 그 중 중소형 병원과 요양원 등 안전사고 취약 다중이용시설 6만 곳에 대해서는 민관합동으로 전수점검이 실시된다.

또 안전점검과 사후확인 실명제, 관계부처 합동점검 및 안전감찰도 병행된다. 민간전문가·자율방재단·안전보안관 등이 참여하는 국민참여도 확대되고 안전점검 결과 공개도 추진된다.

그리고 그동안 화재 등 각종 안전사고의 원인이 지자체의 인허가 및 관리감독과 관련된 사항이 많이 노출된 점을 반영하여, 지자체의 역할과 책임을 이전보다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안전점검의 책임성과 실효성을 높이고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실효성 있는 안전점검과 더불어 다음 사항에 대한 개선이 국가안전대진단과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정부는 금번 국가안전대진단을 통해 각종 건축물 및 시설 등의 물적 위험요소들을 발굴하고 개선해야 한다. 그간 경제 우선을 위한 규제완화로 훼손되거나 아직 준비하지 못한 각종 안전관련 법·제도의 미비점을 찾아 재정비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각종 건축물과 시설물의 안전한 이용방법에 대한 대국민 교육·홍보·안내를 적극적으로 실행하여 안전문화운동 확산의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둘째, 국회는 최근 부랴부랴 소방관련법 개정을 했으나 이는 아주 작은 부분이다. 아직도 고치고 새로 제정해야 할 안전 관련 법 조항들이 소방분야를 포함, 많이 산적해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각 정당이 힘을 모아 신속하고 치밀하게 안전관련 법·제도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

셋째, 기업과 각종 건축 및 시설물 소유자는 시설을 이용하는 국민과 해당 근로자의 안전을 반드시 책임지고 지켜주겠다는 안전 경영방침과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져야 한다. 아울러 이번 안전대진단에 참여해 각종 위험요소를 찾아 적극 개선하는 노력을 보여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와 내 가족의 안전은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만큼 스스로 주변의 위험요소를 찾아 없애야 한다. 최고의 안전 대책은 전 국민의 ‘안전신고 생활화’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문화로 정착돼 국민 모두가 안전 파수꾼이 된다면 안전한 대한민국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특히 내가 없앨 수 없는 위험은 안전신문고(www.safetyreport.go.kr)에 신고하는 등 안전문화운동에 적극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그 주변이 범죄 소굴이 된다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Broken Window Theory)’이 있다. 우리 주변의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큰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론이다. 안전 위험요인도 깨진 유리창 법칙이 적용된다. 안전과 관련된 위험요소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무시한다면 국민의 안전은 크게 위협 받을 것이다.

이번 국가안전대진단을 계기로 우리 모두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에 다시 한 번 힘을 모아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줬으면 한다.

필자:정재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부대표)

저작권자 © 뉴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