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을 이끌 지능정보기술은 IBM의 왓슨처럼 삶의 편의성을 높이는 수단이 될 것이다. 사진은 인공지능 신경망과 시스템을 이미지로 형상화한 것이다. (사진=IBM)

[뉴스데일리]지능정보기술은 삶의 편의성을 높이고 기술적 한계로 풀지 못한 사회문제를 해결한다. 장소와 시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4차 산업혁명은 신(新)산업지형을 만들어낸다. 산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단순 반복 업무는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오늘 밤에 볼만한 영화로 어떤 게 있니?” “당신이 좋아할 영화가 3편 정도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보려고 하는데….”“정글북이 어떤가요. 영화관에서 바코드를 보여주면 됩니다.”

구글이 지난해 개최한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소개된 인간과 인공지능 스마트폰 사이의 대화다. 이처럼 인간과 인공지능이 간단한 의사소통을 넘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날이 머지않았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취향과 감정까지 읽어낸다. 4차 산업혁명으로 변화할 우리의 삶은 과연 어떻게 펼쳐질까.

삶의 편의성, 안전한 생활환경 기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지능정보기술은 삶의 편의성을 높이고 기술적 한계로 풀지 못한 사회문제도 해결할 것이다. 의료, 교육, 치안, 국방 등 공공분야에 관련 기술을 도입할 경우 공공서비스 품질이 향상돼 사회 전체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삶의 변화양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삶의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다. 의료 진단서와 환자 기록을 분석해 의사의 판단에 도움을 주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 사례처럼, 의료 품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구글의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통번역서비스와 같이, 고도화된 언어인지·자동번역 기술의 발달로 언어장벽이 해소되는 날도 온다.

‘안전한 생활환경’도 기대된다. 미국 산타클라라 경찰서가 프레드폴(PredPol·범죄예측시스템)을 도입한 후 절도범죄율이 27% 줄었다고 한다. 이처럼 경계 감시나 위험한 임무 수행에 무인시스템을 도입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범죄예측모델을 통해 국방 및 치안서비스도 강화될 것이다.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교통흐름을 지능적으로 제어해 교통혼잡률과 사고율도 낮아진다. 자율주행차량이 대중화되면 저렴한 비용으로 안전한 교통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IBM과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대기 환경을 개선하기로 협약을 맺은 데서 알 수 있듯이, 대기와 수질오염을 실시간으로 모니터해 관련 질병을 예방할 수도 있다.

생활 전반에 ‘맞춤형 서비스’도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예를 들어 자신의 수준에 맞는 맞춤형 학습이 보편화됨에 따라 학원·과외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교사는 창의·인성 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

물론 역기능도 없지 않다. 양극화 심화, 분쟁 증가, 개인정보 유출, 인간 소외 등이 대표적인 우려 사항이다. 일례로 핵심기술을 보유한 특정 사업자가 시장을 독점하면서 부(富)의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 자동화 확산으로 실직자가 늘어나 사회 중산층이 줄어들 수도 있다. 새로 도입되는 신기술, 신서비스를 제때 포용하지 못해 관련 분쟁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크다. 자율주행자동차의 교통사고가 대표적이다. 이에 대한 책임 여부가 현재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

수집되는 정보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고, 전력이나 교통 등 지능정보 서비스망이 해킹되면 국가시스템이 마비될 수도 있다. 소니영화사 해킹에 의한 기밀 유출, 우크라이나 전력망 해킹에 따른 장시간 정전 사건에서 향후 피해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지능정보기술의 공익적 측면을 보강하는 법적, 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

플랫폼 중심, 이종산업 간 경쟁 치열, 승자독식 구조

지능정보기술은 산업계와 고용구조를 크게 바꿀 것이다. 지능정보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장소, 시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범용기술이라는 점이다. 즉 다양한 곳에 적용돼 이전의 것과는 전혀 다른 신(新)산업지형을 만들어낼 수 있다.

지능정보기술은 대규모 데이터를 자가학습해 지속적으로 알고리즘 성능을 강화한다. 지능정보기술이 접목된 미래 산업에서는 데이터와 지식(아이디어 및 기술력)이 산업의 주요 경쟁 원천으로 부상한다. 강력한 알고리즘을 가진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마침내 대규모 이윤을 창출할 것이다. 2006년 당시 세계 시가총액 10대 기업 중 ICT기업은 단 2개(MS와 GE)였지만, 10년이 지난 2016년에는 6개(애플, 구글, MS, 아마존, 페이스북, GE)로 늘어났다. 이들은 현재 인공지능기술에 사활을 걸며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기업 간 경쟁방식도 플랫폼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다. 지능정보기술 활용산업의 경우, 다수의 사용자가 플랫폼 기반 생태계에 참여해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생성·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서비스 통합플랫폼(통합제품)이 단품(Stand alone) 형태의 제품서비스를 압도하는 방향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된다. 예컨대 이동수단으로서 자동차의 기능이 앞으로는 자율주행, 자동정비, 자동부품교환, 자동보험 등 관련 서비스가 융합된 하나의 자동차 플랫폼으로 변한다.

기업 간 사업 경계도 허물어진다. 이미 구글, 애플 같은 ICT기업이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나서 기존 자동차기업과 경쟁하는 것처럼, 이종산업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된다. 승자독식 구조가 고착돼 시장 독과점 형태가 일반화될 수도 있다.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아이튠’이라는 애플 생태계를 구축, 수익을 독점한 데서 이를 예상할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지능정보사회추진단 산업육성팀 김상욱 사무관은 “선발주자와 후발주자 사이의 기술격차가 크고 플랫폼 선점 기업의 승자독식 현상이 일반화되기 때문에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가 아닌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으로 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능동적으로 대처해 관련 산업기술 경쟁력을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자리에 대한 엇갈린 예측

한편 고용구조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능정보기술 도입으로 직군(職群) 자동화, 산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단순 반복 업무, 단순 자료 분석 직군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16년도 연차총회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710만 개 일자리가 자동화로 대체되고, 신규 일자리는 200만 개 정도 될 것”으로 예측했다. 영국의 옥스퍼드대학도 2013년에 수행한 연구에서 “미국의 702개 직업 중 47%가 20년 이내에 컴퓨터로 대체되거나 직업형태가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고용에 대한 긍정적, 중립적 전망도 없지 않다. 맥킨지는 2015년 수행한 연구조사에서 “미국 내 800개 직업 중 완벽하게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직업은 5%에 불과하며, 기계와 사람이 함께 일하면서 효율성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개인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능정보기술을 익혀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정부의 역할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 김상욱 사무관은 “이른바 ‘지능정보기술 소외자(약자)’를 보호하는 데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전문인력 확보와 자동화 대상 직군의 사회적 재배치가 고용정책의 핵심과제”라고 설명했다.

 지능정보기술에 의한 사회경제 변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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