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주류가 비상시국 회의를 하고 있다.

[뉴스데일리]새누리당의 분당 사태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비박(비박근혜)계 비주류가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는 친박 주류에 의해 거부된 것으로 보고 집단 탈당을 위한 인원 점검에 나서 택일만 남은 형국이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주류도 이제는 굳이 이들을 당에 묶어 두기 위한 추가 유화책을 내놓지 않은 채 나갈 테면 나가라는 강경한 반응으로 돌아섰다.

보수 정당 사상 초유의 분당은 이르면 이번 주말 성탄절 전에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와 심재철 국회 부의장 등 비박계 의원 15명은 20일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강길부, 이군현, 주호영, 강석호, 권성동, 김세연, 김성태, 홍문표, 여상규, 이종구, 황영철, 오신환, 하태경 의원이 참석했다.

탈당에 가장 적극적인 의원들로서 이들은 동조하는 의원들을 규합해 원내 교섭단체 구성 기준인 20명을 충분히 넘길 것으로 자신했다. 황영철 의원은 기자 브리핑에서 "마지막 요구였던 유승민 비대위원장 제안도 오늘 의총 논의 결과로 봤을 때 거부된 것으로 판단한다. 더는 친박(친박근혜)계의 불분명한 시간 끌기로 혼란이 계속돼선 안 된다"면서 "탈당을 구체화하기 위한 실행에 적극적으로 돌입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황 의원은 탈당 시기와 규모에 대해 "이번 주 안으로 발표할 것이며, 20명 이상은 분명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박계는 21일 오전 유승민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 회동을 열어 탈당 결의를 시도해볼 계획이다.

친박계는 오전까지만 해도 계파 모임인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을 일주일 만에 공식 해체하면서 당 화합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또 비박계의 인적 청산 요구에 대한 수용 차원에서 계파 내 핵심으로 꼽히던 중진 의원들이 모든 당직에 진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오후가 되면서 비박계의 탈당 움직임이 가팔라지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박 했던 사람들을 '최순실의 남자'인 것처럼 매도하면서 자신들은 투사·영웅인 양 행동하는 사람들과 당에 공존하기는 쉽지 않다"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최순실의 남자라고 찍어서 5적이니 10적이니 하면서 누가 언론에 흘렸느냐, 자꾸 이 당을 깨뜨리려고 하는 게 누구냐"면서 "나갈 사람은 나가고 남을 사람은 남으면 된다"고 반격했다. 또 다른 친박계 핵심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당은 정책과 이념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단인데 이런 식으로 어떻게 같이 정치 활동을 하느냐"면서 "차라리 빨리 나가서 각자의 길을 가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원내대표 경선 승리로 당권을 사실상 재장악하게 된 친박계는 전권을 요구하는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를 접고 당을 밑바닥부터 혁신할 외부 명망가를 찾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친박계에서는 비박계가 교섭단체 구성을 자신하지만 상임위원장을 포함한 국회직을 맡은 의원은 자리를 내놓아야 하고, 당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 의원들도 탈당을 주저하기 때문에 실제 나가는 의원은 10명 안팎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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