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6일 롯데쇼핑과 롯데역사가 남대문세무서 등 92곳의 과세당국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사건의 쟁점은 롯데카드 고객들이 전국의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시네마에서 결제할 경우 적립되는 포인트에 부가가치세를 물릴 수 있느냐였다.

롯데쇼핑은 롯데카드와 업무제휴를 통해 결제 금액의 0.1~1%를 포인트로 적립하고 1000점 이상이면 현금처럼 사용하거나 사은품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세법은 물품 판매자가 물건값을 할인해준 '에누리액'에는 부가가치세를 물리지 못하도록 면세 규정을 두고 있다. 세무서는 적립포인트는 에누리액이 아니라 구매를 촉진하는 장려금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과세 대상이 된다며 부가가치세를 물렸다.

 이에 롯데측은 2013년 "적립포인트 지급 시기에 가격을 깎아준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에누리액에 해당된다"며 "이미 납부한 부가가치세 107억여원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다.

1·2심 재판부는 세금 부과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적립포인트는 소비자가 물건을 처음 구입할 때의 가격에서 '직접 공제되는 금액'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소비자가 적립포인트로 물건 구매 대가를 지급할지는 첫 거래가 아닌 2차 거래에서야 비로소 정해지기 때문에 물건 값을 깎아주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1차 거래 때 적립된 포인트는 사업자가 고객에게 약속한 할인약정의 내용을 수치로 표시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할인약정에 따라 포인트 상당액만큼 공제된 가액은 2차 거래의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쇼핑 등이 다른 롯데그룹 계열사들과 롯데카드 주식회사를 통해 정산금을 주고받더라도, 이는 2차 거래와는 별도로 이루어진 정산약정 및 계속적인 거래의 결과로써 산정되는 것이고, 2차 거래의 공급자 자신이 적립해준 부분은 정산금을 받을 수도 없으므로 2차 거래의 공급과는 대가관계가 없고 증정 상품권도 마찬가지로 처리되므로 역시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이인복·박병대·김창석·김신·박상옥 대법관은 "2차 거래에서 사용된 포인트 등은 롯데쇼핑 등과 다른 롯데그룹 계열사 및 롯데카드 주식회사 사이의 정산약정에 따라 금전을 지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나타내므로 그 자체로서 금전적 가치가 있다"며 "2차 거래에서 사용되는 즉시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들 사이에서 정산의 단위로 가치를 유지하고 금전으로 상환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되므로, 에누리액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신세계 등 다른 대형 유통업체들도 소송을 낸 상태여서 과세당국이 돌려주게 될 세금은 100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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