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외환은행 노조와의 협상이 표류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졌던 하나·외환 은행 간의 통합 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인수자 측인 하나금융지주는 두 은행의 합병 원칙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와 전격적으로 합의했다고 13일 밝혔다.

하나금융은 이날 공시를 통해 "합병원칙 및 합병은행 명칭, 통합절차 및 시너지 공유, 통합은행의 고용안정 및 인사원칙 등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신의 성실의 원칙에 따라 당사자 간 합의 내용을 성실하게 이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합의에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김근용 외환노조 위원장과의 지속적인 물밑 접촉을 통해 노조 측을 설득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반적으로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 외환은행의 경영상황 악화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가자는 데 노조 측이 공감했다는 것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이로써 지난해 7월 외환은행 노조가 참여하는 통합 논의가 시작된 이후 1년 만에 본격적인 통합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다.

하나은행은 올 1분기 말 공시 기준으로 171조3110억원, 외환은행은 118조6천7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해 통합은행 자산 규모는 289조9천810억원이 된다.

이에 따라 통합작업이 마무리되면 신한은행(260조), 국민은행(282조), 우리은행(279조원)을 능가하는 '메가 뱅크(거대은행)'가 탄생하게 됐다.

또 금융지주 자산 기준으로는 347조원의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하나금융지주(321조)가 KB금융(315조)을 따돌리고 2위로 올라선다.

지점 수는 945개, 직원 수는 1만5천717명으로 늘고, 글로벌 네트워크는 24개국 127곳으로 증가하게 된다.

하나금융은 2012년 2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로부터 3조9천억원에 외환은행을 인수했으나 외환 노조 측의 거센 반발로 합병 작업을 원활히 추진하지 못했다.

지난 주말 막판 협상을 벌여 이번 합의를 이끌어 낸 하나금융과 외화노조는 통합법인을 오는 10월1일까지 출범시키기로 했다.

또 통합은행명에는 '외환' 또는 외환은행의 영어 약자인 'KEB'를 넣기로 했다.

향후 2년간 출신은행별로 이원화해 인사체계를 운영하고, 교차발령은 당사자 간에 합의가 있을 경우에만 시행키로 했다.

아울러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배제하고 외환은행 직원들에게 인사상의 불이익이 없도록 했다.

노동조합을 유지하고 분리교섭권도 인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통합논의 과정에서 이뤄진 고소, 고발, 진정, 구제 신청 등 모든 법적 절차를 취하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주말에 진행한 협상이 잘돼 통합 합의에 이르게 됐다"며 곧바로 금융위원회에 통합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합병 예비인가에는 통상 60일, 본인가에는 30일이 걸린다.

외환은행 노조는 "은행 경쟁력 강화와 직원의 생존권 문제에 대한 이해가 일치해 합의하게 됐다"며 "합의 내용을 앞으로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노사 합의에 대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합병 인가 등 향후 절차를 조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합병 인가에서 가장 큰 걸림돌인 노사 합의 문제가 해결되면서 큰 짐을 던 셈"이라면서 "합병이 원활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 차원에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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