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점포들의 평균 권리금이 지난해에 비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포거래소 점포라인(www.jumpoline.com)이 올해 1~8월(26일 기준) 들어 매물로 나온 서울 소재 점포 5037개를 지난해 같은 기간 등록매물 6164개와 비교한 결과 평균 권리금은 1억1634만원에서 1억705만원으로 7.99%(929만원)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1년 서울 소재 점포들의 평균 권리금은 자영업자 수 증가세와 맞물려 국제 금융위기가 닥쳐 온 2008년 이후 처음으로 1억1000만원 대를 넘는 등 회복세를 보였지만 1년 만에 다시 1억 원대로 떨어졌다.

이처럼 올해 서울 소재 점포들의 평균 권리금이 하락한 이유로는 단기간에 창업이 집중되면서 점포당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은퇴한 베이비부머의 자영업 진출이 활발했지만 이들이 대부분 진입장벽이 낮은 외식업이나 판매업 창업에 몰리면서 지역과 업종에 따라 경쟁 강도도 크게 늘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점포라인 김창환 대표는 “업종 내 경쟁이 심화되면 점포당 매출이 하락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매출과 권리금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만큼 경쟁이 치열할수록 권리금 하락세도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등락 현황을 구체적으로 보면 서울 25개 구 중 권리금이 하락세를 보인 곳은 16개 구였다. 이중 권리금이 가장 많이 내린 곳은 종로구였다. 종로구 평균 권리금은 지난해 1억3165만원에서 올해 1억663만원으로 2502만원(19%) 하락했다.

종로구는 종각상권을 포함해 인사동, 삼청동 상권을 보유한 전통적인 상업지구. 유동인구량도 전국 최고수준이어서 안정적 영업이 가능하지만 이 점에 주목한 자영업자들이 집중적으로 들어오면서 오히려 경쟁이 치열해진 것으로 관측된다.

용산구 권리금이 1억313만원에서 8360만원으로 1953만원(18.94%) 하락해 뒤를 이었다. 용산구는 이태원 상권을 제외하면 인지도 높은 상권이 없고 업무시설 비중이 높아 꾸준한 매출을 올리기가 어려워 내림세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이 탄력을 받고 있고 이태원 근처 꼼데가르송길이 꾸준히 주목받고 있어 용산구 소재 점포를 얻을 계획이 있다면 오히려 지금이 적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어 양천구 평균 권리금이 9831만원에서 8118만원으로 1713만원(17.42%), 중구 권리금이 1억4214만원에서 1억2559만원으로 1655만원(11.64%) 각각 내렸다. 중구는 명동 상권이 건재하지만 신당동, 약수역 등 지역 내 중소 상권 권리금이 떨어지며 평균 권리금이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권리금이 오른 곳도 눈에 띈다. 25개 구 중 권리금이 오른 곳은 모두 9곳. 이 중에서도 권리금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강북구였다. 강북구 소재 점포들의 평균 권리금은 지난해 8994만원에서 1억552만원으로 1608만원(17.98%) 올랐다. 강북구는 수유역 상권을 중심으로 지역 내 소비가 탄탄하고 경기 북부지역과 연결되는 교통 관문이라는 이점에 힘입어 업황이 양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성북구 권리금이 9460만원에서 1억936만원으로 1476만원(15.6%) 올라 강북구 다음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성북구는 성신여대 상권과 돈암동 상권이 활성화된 지역으로 대규모 주거지가 곳곳에 뭉쳐있어 지역 내 소비가 활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한 환경.

이어 서대문구 점포 권리금이 9962만원에서 1억1010만원으로 1048만원(10.52%) 올라 오랜 침체를 벗어날 조짐을 보였다. 서대문구는 신촌 상권이 위치해 있으나 최근에는 이웃한 홍대 상권으로 소비세력이 많이 빠져나간 상황. 그러나 명동에 이어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점포라인 김창환 대표는 “지난해부터 자영업자 수가 다시 늘어나면서 시장 내 매물 숫자는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모양새”라면서도 “그러나 경기침체로 수익이 나지 않아 폐업하거나 점포를 내놓는 케이스도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신중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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