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로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때에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마음에 단비를 뿌리는 봉사활동이 있었다. 배우 이석준 씨의 생일을 맞아 이석준 씨와 팬클럽 회원 30여명이 함께 벽화 봉사에 나선 것. 뜨거운 여름보다 더 뜨거운 현장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따갑게 내리쬔 햇볕은 자원봉사자들에게 가장 힘든 장애물이었다. 장애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시설 ‘기쁨이 싹트는 나무’(이하, 기쁨나무)의 생활관 벽화를 예쁘게 탈바꿈하기 위해 갔지만 과연 끝을 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극심한 더위에 금세 몸이 지쳐버린 것.

하지만 이석준 씨도, 함께 한 팬클럽 회원들도 포기하지 않았다. 밑그림에 색색의 페인트를 하나 하나 채워가면서 사랑도 함께 채워갔다.

이석준 씨 생일을 기념하여 모인 것인 만큼 뙤약볕이 가장 뜨거웠던 오후, 잠시 모여 조촐한 축하파티가 열렸다. 케이크를 나누고 축하의 인사가 오갔을 뿐이지만 이번 생일 파티는 어느 때보다 더 특별했다.

오랜 기간 팬클럽이라는 이름 아래 같이 해온 이들이지만 공식적으로 “좋은 일을 해보자”며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생일이라는 기념일을 통해 팬과 배우가 함께 남에게 좋은 일, 나누는 일을 실천하기로 하고 생각한 봉사활동이 벽화봉사였다. 그래서일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붓을 집고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서도 끝까지 웃으며 그림을 채워갔다.

기쁨나무에서 생활하는 장애인 식구들이 벽화를 보며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을 담은 붓놀림을 통해 밋밋했던 하얀 벽이 그림들로 가득해졌다. 오후 5시가 다 되어서야 완성된 벽화. 더위에 지친 모습이었지만 마음만은 기쁨으로 가득했다. 앞으로도 계속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는 이석준 씨의 팬클럽 회원들.

기쁨나무는 이번 벽화봉사 덕분에 주변 이웃들의 시선이 조금 누그러졌다고 전했다. 주택가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장애인 시설이다보니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벽화가 완성되고 난 후 벽화가 정말 예쁘다며 이웃집들도 해줄 수 없냐는 문의가 빗발쳤다고. 작은 나눔이었지만 시설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기회가 되었다며 기뻐했다.

이석준 씨 팬클럽과 같이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나눔이 확산되고 있다. 함께하는 사랑밭은 “팬클럽들의 나눔 운동이 더 활발하게 진행되어 사랑밭의 좋은 기부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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