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경찰청은 청내 무궁화홀에서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한 ‘100인의 학생과 대전경찰 Trust me’토론회를 열고 지역 학생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했다.

"10대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도록 사회문화가 변해야 합니다."학교폭력의 심각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정부와 교육당국이 관련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방안마련에 들어갔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서대전여고 유모(16)양은 “자살 등 학생들의 잇딴 사고로 TV에서는 학교폭력 관련한 토론회가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10대 학생들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있다”며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갈수 있는 사회적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최근 만들어진 대책에 대해 우려감을 표했다.

대전대신고 이모 학생도 “학교폭력을 목격하고 학교에 3번에 걸쳐 이야기 했으나 묵살됐다”며 “학생들을 위해 항상 노력한다고 말하는 선생님들이 잡무가 바쁘다는 핑계로 진실을 밝히려는 학생의 목소리에도 귀기울여주지 않는다”고 정작 학교문제에 나태한 교육당국을 꼬집었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을 묻는 질문에 서대전여고 조모(18)양 “부모들이 맞벌이 하는 가정이 많아 아이들과 대화가 없다”며 “바쁘더라도 하루에 10분 정도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자살 등 극단적 방법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가정의 무관심을 지적했다.

이어 조양은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역할을 바꾸는 심리극을 진행하는 등 다각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토론장을 찾은 한 학부모도 “경찰과 교육당국이 내세우는 통계자료를 통한 대책보다 가정교육의 변화가 시급하다”며 “자녀들과 마음을 열고 대화하려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학업성적과 진학에 대한 이야기만 나누는 것이 아닌 자녀의 시각에서 눈높이를 맞춰 고민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부모들의 변화를 요구했다.

재발 방지에 필요한 실질적 대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자녀가 학교폭력에 시달렸다는 한 학부모는 “피해학생들이 학교폭력을 신고하고 그 뒤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해 상처를 많이 받는다”면서 “신고를 접수한 선생님도 당황하며 재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찰조사도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취조가 이뤄져 아이들이 많이 불안해했다”며 “학교폭력 관련 조사시 필요한 상담교육을 경찰과 교육당국에서 실시했으면 한다”고 후속조치 교육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토론회를 함께한 이상원 대전경찰청장은 "각계각층에서 학교폭력 대책 마련이 쏟아지고 있지만 학생들이 신뢰하지 못하면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토론회를 통해 학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실효성 있는 치안 시책을 만들어 학교폭력으로부터 안전한 대전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대전청 김효수 여성청소년계장과 대덕대학교 경찰행정학과 박호정 교수, 대전시 교육청 나태순 장학관, 이춘수 청소년상담지도사,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성환재 소장 등 전문가들도 참여해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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