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교육과학기술부가 차세대 나이스와 관련한 총체적 부실에 대해 스스로 인정을 했다. 교과부가 지난 7월 석차 정정 1만5000명, 석차 등급 정정 2000명 등의 성적 처리 오류 사태를 빚은 바 있는 차세대 나이스의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교과부는 2일 차세대 나이스 운영 실태를 8월 한 달간 특별 점검한 결과 △기능 변경이 없는 구 나이스의 데이터베이스 내부 프로그램 60%를 재활용하면서 새로 설치된 데이터베이스의 특성상 나타나는 실수형 자료 연산 오류를 예측하지 못했고 △정확하고 충분한 테스트가 이뤄지지 않아 오류를 사전에 발견하지 못하였으며 △이미 지난 4월 동점자 처리 오류를 발견하였으나 완벽하게 수정하지 못해 성적 처리 오류 사태를 빚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 차세대 나이스 프로그램의 설계부터 점검, 확인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점도 시인했다. 차세대 나이스와 관련해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교과부는 해명자료를 내놓았지만 사실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불통이었고 정상적인 업무 처리가 불가능했다. 현장에 있는 교사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 같은 결과는 교과부가 차세대 나이스에 수집하는 대량의 정보 데이터를 집적, 관리할 능력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학생들의 성적은 물론 사실상 학교 교육과정의 모든 정보를 집적, 관리하면서 이를 제대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유지할 능력이 없다는 무능함을 드러낸 것이다.

기능 변경이 없는 구 나이스 데이터베이스 내부 프로그램의 60%를 재활용했으면서 ‘차세대 나이스’라는 새로운 버전인 것처럼 명명한 것도 모자라, 기존 나이스 프로그램을 한 줄씩 복사하여 재코딩하면서 프로그램 설계서를 작성하지 않아 정확한 테스트 케이스를 작성할 수 없었다는 데에 이르면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교과부가 뒤늦게 개선점을 내놓았지만 이 역시 학교 현장 교사들에게는 와 닿지 않는 공허한 말놀이일 뿐이다.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 동안 경기도 안양, 용인, 안산 등 10여 개 고등학교에서 자료 입력이 안 되는 사고가 발생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가슴을 쓸어내려야하는 일이 발생한 것만 보아도 그렇다.

이대로라면 지난 3월 도입돼 서버 과부하 등 수차례 문제를 일으켜왔고 여전히 사고와 논란이 끊이지 않는 차세대 나이스 시스템에 대한 불안과 불신은 앞으로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 오류와 점검 소홀을 이유로 내세우고 재점검을 약속하고 해당 업체에게 책임을 묻는 것으로 일단락하고 넘어가려 하지 말고 교과부가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집적 · 관리 하겠다는 발상부터 버려야 한다.

학교 교육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내용만을 담아 전산화·관리하고, 나머지 사항은 학교 현실에 맞는 방식으로 지도할 수 있도록 차세대 나이스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하기 거듭 요구한다.
저작권자 © 뉴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