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출직 공무원은 당선되고 나서 제정신으로 돌아오는데 2년 반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4년짜리는 임기의 절반이 훨씬 지나서야 제정신을 차리게 되고 5년짜리는 정확하게 절반이 되었을 때 제정신으로 돌아온다는 말이다.

그만큼 선출직에 당선되고 나면 그 환희와 축하의 물결 속에서 본연의 임무마저 잊어버릴 정도로 푹 빠져서 지내게 된다는 말이다. 당선에 도움을 준 공신들은 그동안 쏟아 부은 물질적 정신적 보상을 가급적 초기에 받으려고 할 것임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할 만한 것이고..

그런데 2년반이 지나면 레임덕이라는 현상이 온다는 것이다. 뭔가 하려고 해도 뜻대로 잘 되지 않고 영이 서지 않는다. 어떤 보고를 하라고 해도 이런 저런 이유로 미루어지기 다반사이고 그러다 보면 살가운 사람들만 더 찾게 되어서 일반 국민들이 원하는 바와는 더욱 동떨어진 판단과 행동을 하기 마련이다.

맨유의 퍼거슨 감독을 비롯한 외국의 명문 구단의 감독과 코치는 대부분 장기간 계약을 하여 선수들의 장단점을 상세히 파악하고 요구하는 전술적 능력을 습득시켜서 상대팀을 압도할 수 있는 팀 전력을 배양할 수 있는 것이다.

운동 구단의 경우에도 이럴 진대 한 나라의 앞날을 내다보고 선진 강국으로 국민을 이끌어야할 지도자들이 단판 승부, 즉 단임제에 안주하여 부정부패 하나도 잡지 못한대서야 될 법이나 한 말인가?

당선된 사람도 국정운영 철학을 펼쳐 보기도 전에 무대에서 내려와야하고 고만고만한 주자들은 단임제를 유지해야 산술적으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속 좁은 계산만 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래서는 나라의 미래를 낙관할 수 없다.
대통령 연임제로 법을 고치고 국가의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나라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다음, 진실로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보살필 줄 아는 진정성 있는 지도자를 국민들이 가려서 뽑아야 할 것 같다.

다 겪어보지 않았는가?
단임제의 덕분에 산업화의 부국강병 지도자도, 정의사회를 구현하는 지도자도, 민주주의를 실현한 지도자도, 천년의 한을 푼 지도자도, 서민의 소박한 꿈을 이룬 지도자도 모두 겪어 보았다. 이제는 다른 각도에서 나라의 미래를 진지하게 설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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