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캘리그라피는 공자의 군자삼락(君子三樂)을 패러디하였지만, 의미는 사뭇 다르다. 공자는 부모님이 살아계시고 형제가 무고하며, 하늘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는 것과 학문을 펼쳐 천하제일의 영재를 모아 가르치는 것이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이라고 했다.

그러나 작가는 공자 시대로부터 수 천 년이 지난 21세기 불확실한 시대에 두려워하지 않고 항상 즐거움을 누리는 데 필요한 요소는 그 당시와는 차이가 나야한다는 것을 전제하였다. ‘메가트랜드2010’이란 책을 지은 미래학자 존 나이츠 비츠도 21세기 중반이 도래하기 전 <마이크로 트랜드>가 도래할 것이다 하였다.

좀 더 쿨하고, 소프트하여 바이러스 화 된 개념으로 접속해야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성경의 구절과도 일맥상통하다.

천하를 얻는 즐거움보다 결국 한 영혼에 잔존하는 효용가치(utility value)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작가는 이를 근거로 ‘발효된 인생’이 최종추구해도 될 경지를 ‘삼중락(三重樂)’이라 일컬었다.

그 첫째는 평강이요, 둘째는 형통이며, 마지막으로 절대자(神)와의 소통이라 말하고 싶다. 작가가 낙관을 중(重)자 아래에 찍어 ‘중’을 강조한 이유는 실시간에 이 세 가지 낙이 오버랩 될 때 그 즐거움은 말로 표현 할 수 없다는 것을 형상화하고자 했다.

그래서 장황한 부연설명대신 대신 공자의 후손들이 만들어 심금을 울렸다는 영화 <색,계>의 전반에 흐르는 ‘치명적 즐거움’을 초탈한 <붉은 등(紅燈)>을 낙(樂)자 안 에 켜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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