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보도에 따르면 일본 파나소닉이 4만명, 노키아가 7천명을 감원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해외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무너지고 있다는 증거다. 아홉시 뉴스가 되면 울려퍼지던 “애니콜” 광고는 막을 내린지 오래다.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스마트폰 물결이 삼성전자의 “애니콜”을 과거형 브랜드로 만들어버렸다.

국내 글로벌 기업에 대한 스마트폰 쇼크 또한 만만치 않았다. 한 기업은 <패스트>팔로잉 전략으로 가까스로 공격을 피했고 한기업은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한창 유행일 시기에도 LG전자는 유명아이돌그룹과 미모의 여배우를 등장시킨 투명패드 핸드폰 광고를 대대적으로 방송에 내어보냈다. 그 광고를 보는 내내 소비자인 나로서는 참으로 답답하지 않을수 없었다.

물론 국내에서는 스마트폰 도입이나 유행이 늦었지만 훌륭한 마케팅력과 막대한 자본을 가진 회사가 정말 글로벌 시장에의 메가 트렌드를 모른다는 것인가? 요즘도 기술력을 무척이나 강조하는 핸드폰 회사들의 TV광고를 보면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건 나 혼자 뿐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국내 글로벌 기업들은 거대한 공룡과도 같다. 날지 못하는 육식공룡은 작은 새들과 달리 섬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기 힘들다. 섬 주위에 최신식 대포로 무장한 수많은 배들이 몰려오고 있다는 것을 알 턱이 없다. 즉 작은 새들이 알려주는 경고나 저멀리 해안에서 들려오는 배들의 작은 엔진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크나큰 상처를 입게 될것이다.

“애니콜” 광고가 9시 뉴스 전 시보광고로 울려퍼지는 상황에서 과연 기자들이 미국에서 스마트폰이 대세란
뉴스를 국민들에게 내보낼 수 있었을까? 아무래도 최대광고주인 국내 글로벌 기업들의 눈치를 보게 되었을 것이다. 즉 거대 공룡의 눈과 귀는 오히려 닫히게 되고 점점 성공한 기업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최근 대박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3D TV시장 역시 우려가 된다. 왜냐하면 국내 글로벌 기업들은 점점 더 기술중심, 하드웨어 중심적 사고만을 강조하면서 돈을 쏟아부을 것이다. 핸드폰 시장에서 하드웨어 측면만을 강조한 제품을 만들다 경쟁력을 잃은 것처럼 스마트 TV 시장에서 똑같이 역사가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한국사람들이 애플이란 회사를 알게 된지 채 3년이 되지 않는 것처럼 국내 대중들에겐 “클라우드 서비스”나 미국 VMware라는 회사는 대부분 금시초문이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알고 있다. 스마트 TV를 하드웨어와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개발하는 것은 위에서 이야기한 거대한 공룡이 되는 지름길이다.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동된 컴퓨터 개념의 스마트TV를 만들어야한다. 점점 사람들은 큰 화면과 풀HD급 영상을 인터넷망을 통해 TV로 빠르게 볼 수 있기를 원할 것이다. 최상의 HD급 콘텐츠를 싼 가격으로 공급하는 글로벌 생태계가 스마트 TV속엔 내장되어야한다. 즉 하드웨어나 기술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담아내는 “컨테이너” 역할의 스마트 TV를 개발해야한다.

또한 향후 미래형 스마트 TV는 화상통화 ,터치패드,전자책, 컴퓨터로써의 소비자 욕구도 충족시켜야 할 것이다.

이젠 TV도 운영체제가 없으면 깡통이 될 시대가 오고 있다.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한다. 역사교과서에나 회자되는 ‘전투에선 패했지만 전쟁에선 이겼다’란 말이 글로벌시장에서도 좋은 모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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