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입대하는 ‘29세 대한 남아’

대한민국의 건강한 성인 남성이라면 모두가 하는 군 입대인데 현빈의 해병대 지원이 전 국민을 열광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배우 현빈이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는 기본 원칙을 실천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사회지도층’의 선택에 다시 한 번 전 국민이 감동했다. 바로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주인공 김주원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현빈(본명 김태평ㆍ29)의 해병대 입대 얘기다.

극 중 ‘사회지도층’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현빈은 자신의 대사
처럼 ‘귀신 잡는’ 해병대 자원이란 ‘최선의 선택’을 했다. 무엇보다 최근 일부 연예인들이 군입대 문제로 구설에 오른 만큼 이번 결정은 더욱 빛났다.

현빈은 지난해 말 해병대에 지원했고,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인천경기지방병무청에서 면접을 봤다. 그렇다면 왜 하필 가장 힘들다는 해병대였을까?

해병대 역대 최고령 지원… 상위 1% 체력시험도 화제

드라마를 끝낸 뒤 영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의 제작보고회에서 만난 현빈은 “특별히 칭찬받을 만한 일은 아니다”라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해병대 자원입대 일이 너무 커져서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담담하게 심경을 밝힌 현빈은 “많은 응원과 관심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현빈은 케이블방송 tvN <현장토크쇼-택시>에 출연해 “어릴 적부터 해병대 입대가 로망이었다”며 “제복이나 남성적인 것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만약 배우 생활을 안 했으면 대테러 진압작전을 수행하는 707부대에 갔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의 해병대 입대에는 무엇보다 가족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현빈은 지원서를 접수하기 전 가족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특히 ROTC 장교 출신인 두 살 위 형이 많이 격려를 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현빈의 이번 해병대 자원은 무수히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말 진행된 면접 및 체력시험에서 현빈은 최고 점수를 받아 또 한 번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날 현빈은 팔굽혀펴기 15점, 윗몸일으키기 14점을 받았다. 팔굽혀펴기 15점(1분 동안 50회 이상이 만점), 윗몸일으키기 15점(1분 동안 58회 이상이 만점) 등 총 30점 만점인 해병대 체력시험에서 상위 1% 안에 드는 성적이다.

현빈의 군 입대 관련 놀라운 소식은 이뿐이 아니다. 2008년 병무청에서 모집업무를 개시한 이후 해병대 지원자 중 최고령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병무청이 국회 국방위 소속 송영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의해 뒤늦게 밝혀졌다.

현빈은 입대 후 경북 포항의 해병대 교육훈련단에 입소해 5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전투병으로 해병부대에 배치될 예정이다.

현빈의 해병대 자원입대 뉴스는 오랜 시간에 걸쳐 주요 매체 지면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1보가 나간 1월 12일엔 지상파 3사가 저녁 메인뉴스로 전했고, 이어 주요 일간지 사설이나 논설위원 칼럼에 등장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건강한 성인 남성이라면 누구나 다 가는 군 입대 소식에 전 국민이 이처럼 열광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는 기본 덕목을 실천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전 국민적 신드롬 일으켜

그러나 우리 사회에선 날이 갈수록 이 기본 덕목을 지키는 이들을 찾아 보기 힘들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전 국민적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사랑을 받은 현빈이 당당하게 대한민국 남아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 전 국민적 환영을 불러일으킨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회에 대한 책무를 다하고자 하는 ‘최고위층’의 태도로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된 것이다.

배우 현빈(오른쪽)은 드라마 <시크릿가든> 에서 김주원 역으로 출연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중스타들의 선택은 이후 엄청난 사회적 파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연예계 병역 비리에 염증을 느껴온 이들에게 이번 자원입대 소식은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연평도 사건 이후 군 내부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이번 일은 더욱 고무적으로 다가온다.

실제로 해병대 내부에서도 현빈의 입대를 반기고 있다는 분위기다. 해병대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동료 연예인은 물론이거니와 또래 젊은이들 사이에서 해병대 자원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2개 부문 초청 겹경사

“그게 정말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한 땀, 한 땀” “나에겐 당신이 김태희고 전도연이야” 등 무수히 많은 유행어를 만들면서 ‘주원앓이’들을 얻은 현빈.

금상첨화로 2월 개막되는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자신이 주연을 맡은 영화 <만추>와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가 각각 포럼부문과 공식 경쟁부문에 초대되는 겹경사까지 누리고 있다.

중국 영화 배우 탕웨이와 함께 열연을 해 화제를 모은 영화 <만추>, 베를린 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대됐다.


배우로서 한 번 초대받기도 힘든 국제영화제 초대장을 동시에 두 장이나 거머쥔 것이다. 이뿐 아니다.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광고 러브콜이 무섭게 쏟아지고 있다. 입대 전까지 하루 24시간을 48시간처럼 뛰어도 부족할 판이다.

2003년 데뷔 이후 어찌 보면 최고 인기 정점을 찍고 있는 그가 모든 연예계 활동에 일시 쉼표를 찍고 군복을 입기까진 많은 고민의 과정이 있었다. 그러나 팬들은 그가 내린 ‘최선의 선택’에 환호하고 있다.

그리고 2년여 군 복무 기간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올 때, 그를 다시 ‘최고위층 스타’로 맞이해 줄 것이다.

이는 사랑을 받은 만큼, 아니 그보다 더한 마음으로 의무를 다하려는 현빈의 모습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게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글·사진: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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