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마허 현재 9위… ‘1위 기록’ 마크 웨버 “따라올 테면 따라와봐”

세계 최고의 드라이버 24명이 출전하는 F1 코리아 그랑프리.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GP)가 참가하는 가운데 레드불레이싱 소속의 마크 웨버와 세바스티안 베텔,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유력한 챔피언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19차례의 경주 중 17번째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세계 챔피언 결정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하엘 슈마허 선수는 F1 역사상 7회 우승의 대기록을 세운 F1 최고의 스타다. 현재 순위는 9위로 올해 성적은 그리 좋지 않은 편이다.
미하엘 슈마허 선수는 F1 역사상 7회 우승의 대기록을 세운 F1 최고의 스타다. 현재 순위는 9위로 올해 성적은 그리 좋지 않은 편이다.
F1은 자동차의 성능을 바탕으로 치러지는 경주인 만큼, 팀마다 수십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경주차가 최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팀에서 어느 누구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며 가장 주목받는 사람은 역시 경주차를 모는 선수(드라이버)들이다.

F1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이미 실력을 검증받은 최고 수준의 드라이버들이다. 따라서 승부는 드라이버 개개인의 실력 차이 외에도 경주차의 성능, 팀의 경주 전략, 서킷(경주장), 드라이버 사이의 궁합은 물론 날씨 같은 ‘운(運)’이 필요한 요소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이처럼 복잡한 여건 속에서 최고의 실력을 발휘해 한 시즌 동안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하는 드라이버가 챔피언컵을 거머쥘 수 있다.

올 16차례 경기 중 4번의 우승 차지한 웨버

올해 시즌에 출전 중인 팀은 모두 12개. 각 팀마다 2명의 드라이버가 출전하기 때문에 하나뿐인 시즌 챔피언 자리를 놓고 모두 24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또한 각 드라이버들의 성적을 합산해 팀 챔피언을 가리기 때문에 이들은 개개인의 우승뿐 아니라 팀의 우승을 위해서 달리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정해진 19차례의 경주 가운데 17번째로 열리는 코리아 그랑프리를 앞둔 성적을 종합해보면, 레드불레이싱 소속의 마크 웨버(호주)와 세바스티안 베텔(독일), 그리고 페라리 소속의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 3명이 올 시즌 유력한 챔피언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10월 10일 열린 일본 그랑프리까지의 순위는 웨버가 2백20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2백6점을 얻은 알론소와 베텔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매 경기 1위에게 25점, 2위부터 10위까지 각각 18, 15, 12, 10, 8, 6, 4, 2, 1점이 주어져 한 시즌 동안 얻은 점수를 합산해 챔피언을 가리는 F1 규정을 감안하면, 두 차례의 경기만 남기게 되는 이번 코리아 그랑프리가 챔피언을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듯하다.

여러 선수들 가운데 올해 가장 관심을 모으는 이는 역시 레드불레이싱의 듀오인 웨버와 베텔이다. 올해로 F1에 9년째 출전하고 있는 웨버는 그동안 돋보이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지난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올해 초반만 해도 중상위권에 머무르다가 중반 이후 상승세를 타며 가장 유력한 챔피언 후보로 올라섰다. 지금까지 열린 16차례의 경기 중 네 번의 우승이 그에게 돌아갔다.

올해 F1 대회의 챔피언 후보들. 지난해 챔피언인 젠슨 버튼(왼쪽)은 현재 5위에 올라 있다. 1위를 달리고 있는 마크 웨버(가운데), 2위인 페르난도 알론소(오른쪽).
올해 F1 대회의 챔피언 후보들. 지난해 챔피언인 젠슨 버튼(왼쪽)은 현재 5위에 올라 있다. 1위를 달리고 있는 마크 웨버(가운데), 2위인 페르난도 알론소(오른쪽).
 
같은 팀 소속인 베텔도 웨버와 함께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데뷔 3년차로 아직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는 베텔은 1987년생으로, 짧은 경험과 젊은 혈기로 종종 침착함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지만 타고난 실력이 돋보인다. 장난기 어린 귀여운 모습으로 여성 팬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특히 베텔은 올 시즌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뒷심을 발휘하고 있어 앞으로의 결과가 기대된다. 웨버와 베텔의 선전에 힘입어 레드불레이싱팀은 창단 이후 처음으로 컨스트럭터 챔피언이 유력시되고 있다.

페라리 주전 드라이버 알론소 … 시즌 중반 2회 연속 우승

올해 페라리팀의 주전 드라이버로 출전 중인 알론소 역시 팬 층이 두꺼운 실력파로, 지난해 팀의 부진을 씻기 위해 페라리가 야심차게 영입한 인물이다. 중반전까지는 상위권에 거의 오르지 못해 챔피언이 될 가능성이 비교적 낮았지만 시즌 중반에 2회 연속 우승하면서 빠르게 시즌 우승권에 진입했다.

알론소는 올 시즌 1백92점을 얻어 4위를 달리고 있는 맥라렌메르세데스팀의 루이스 해밀턴(영국)과 곧잘 비교되곤 한다. 알론소는 2005년에 24세 나이로 챔피언에 올라 역대 최연소 F1 챔피언 기록을 세웠지만, 이 기록은 2008년에 23세로 챔피언에 오른 해밀턴에 의해 깨졌다.

해밀턴은 사상 최초의 흑인 F1 드라이버이자 챔피언으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간혹 위험하다 싶을 정도로 공격적이고 과감한 운전 스타일을 보이는데, 지난 경기 동안 순위 기복이 심했던 것도 이런 해밀턴의 운전 스타일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올 시즌에 알론소와 해밀턴은 각각 세 차례씩 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지난해 챔피언인 젠슨 버튼(영국)은 1백89점으로 현재 5위에 올라 있다. 1999년 경남 창원에서 열린 F3 경주에 참가해 2위를 차지하며 우리나라에도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그는 뛰어난 재능과 탄탄한 실력을 고루 갖춘 선수로 평가받고 있지만 지난해 챔피언에 오르기까지 F1에서는 뛰어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올해에는 우승을 두 번 차지했지만 다른 상위권 드라이버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해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현재 순위 9위(54점)로 올해 성적은 그리 좋지 않지만, 인지도 면에서 세계 최고의 드라이버는 단연 메르세데스GP팀의 미하엘 슈마허다. 그는 1994년과 1995년,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챔피언에 올라 F1 역사상 가장 많은 7회 우승의 대기록을 세운 주인공이자 F1이 낳은 최고 스타다.

그는 2004년 경제지 <포브스>가 집계한 운동선수 수입 순위에서 연간 수입 8천만 달러로 비슷한 액수를 벌어들인 타이거 우즈의 뒤를 이어 2위에 오를 만큼 성공적인 경력을 쌓았다. 2006년 시즌이 끝나고 은퇴한 그는 메르세데스-벤츠가 F1 팀을 꾸리면서 3년 만에 F1에 복귀했다. 덕분에 41세의 나이로 현재 F1에 출전 중인 최고령 드라이버라는 새로운 기록도 세우고 있다.

이들이 펼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모터스포츠 축제를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다.
저작권자 © 뉴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