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삿갓 촌철活인

얼마 전까지 TV에서 판타지 스릴러 역사물인 ‘추노’가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조선시대 탈출한 노비를 쫓는 드라마틱한 액션과 생과 사를 넘나드는 극적 상황에서 인간의 정리를 섬세하게 역어낸 수작이었다.
목숨 걸고 탈출하여 신분을 위장하고 자유인으로 살아남겠다는 생에 대한 강렬한 의지와
꼭 잡아 넣어 한 몫 챙기겠다는 추노꾼의 불꽃 튄 경합이 마치 날카로운 검이 마주칠 때 나는 금속성 음향처럼 우리를 자극했다. 결국 역대 최고의 시청률을 끌어 올렸고, 남편들의 귀가시간을 최촉했다. 솔직히 이 캘리그라피의 모티브는 ‘추노’에서 땄다. 그러나 이 서체는 노비를 쫓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꿈’을 쫒고 있다. 인간의 최종추구 대상인 ‘자유’를 쫒는 그 ‘꿈’을 쫓아가고 있는 집요하고 급박한 심리를 묘사하려했다. 그래서 추자 안의 2개의 창안에는 핏줄선 두 눈을 부릅뜬 것같이 붉은 색조를 입혔고, 옆으로 돌려보면 3D영화를 볼 때 쓰는 입체 안경처럼 걸쳐놓았다. 그래서 객석에 앉아서 보는 느낌으로 거칠게 그리고 쾌속으로 달려 가는듯한 책받침 변의 끝이 화선지 밖으로 이미 튀어나가 내게로 달려오는 형상을 그려놓았다.
감히 삶의 이유이자 본질인 ‘꿈’의 역동성을 다시금 일깨우기 위해 어느 여류 저자의 책제목을 패러디하여 스스로 묻노라, ‘꿈을 쫒아 지구 밖으로 행진하랴?’

-이 글을 친구 영학에게 헌정한다.

<인생김치장수>저자/ 창작서예가 솔현 심드림/ goldizz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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