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탤런트 장서희 주연의 드라마 ‘산부인과’를 보다보면 실제 산부인과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질병과 상황을 엿볼 수 있다. 그 중 3회에 보여진 ‘MRK신드롬 (Mayer-Rokitansky Syndrome)’이라는 질환은 일반인들은 거의 모를 정도의 희귀병이라 할 수 있다.

MRK신드롬, 선천적 생식기 이상 보여

MRK신드롬은 ‘MRK증후군’으로도 불리는데, 이것은 무월경 증상을 보이는 특수 케이스 중의 하나이다. MRK 증후군 환자는 생식기인 질이 짧거나 막혀 있으며, 질상부 혹은 자궁이 없는 등 선천적으로 질이나 자궁 등 내부 생식기에 이상이 나타난다. 내부 생식기 이상으로 무월경 현상이 나타나며, 질을 넓히는 수술을 통해 정상적인 성관계는 가능하나 대개 임신은 불가능하다. MRK증후군의 경우 난소, 유방 및 외음부 등 외형적 모습은 정상이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15세 이후에도 초경 없다면 진료를 받아봐야

최근 청소년 성장과 발육이 빨라지면서 여학생들의 초경 연령도 낮아지는 추세이다. 대한소아과학회 학술대회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사춘기 여학생들의 평균 초경 연령은 12.5세이며, 12세에 초경을 시작한 학생이 가장 많다고 한다. 보통 대부분의 여학생이 16세 이전에 초경을 맞이하게 되는데, 간혹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생리가 없거나 생리를 하다 한동안 생리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무월경’증상으로 산부인과를 찾는 경우도 간혹 있다.

초경, 성장차와 가족력에 따라 늦어질수도

무월경이라 함은 월경이 없거나 이상적으로 월경이 멈추는 것을 뜻하는데, 크게 ‘원발성 무월경(처음부터 월경이 전혀 없었던 상태)’와 ‘속발성 무월경(가임기 여성중 6개월 이상 월경이 없는 상태)’로 구분할 수 있다. 15세 이후에도 초경이 나타나지 않는 청소년의 경우, 난소 발달이 더딘 경우, 가족력에 따라 초경이 늦어지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이외에도 과도한 운동이나 정신적 스트레스, 체중감소 등도 초경을 늦추는 요인이 되는데, 사실 이러한 요인들은 일정 시기가 지나거나 문제 요소가 없어지게 되면 해결이 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뇌종양, 터너증후군 등도 의심해봐야

15세가 지나도 초경이 나타나지 않는 청소년의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뇌종양이나 터너증후군, MRK증후군 등이다. 뇌종양 등으로 인해 시상하부나 뇌하수체에 이상이 생겨 무월경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흔하지는 않지만 염색체 이상으로 인해(X염색체 하나의 부분적 결손 또는 전체 결손) 태아 시절의 난소의 발육 부전이 그 원인으로 작용하는 ‘터너증후군’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이외에도 성호르몬 대사에 필요한 효소 결핍, 처녀막이 완전히 막혀 있는 경우 등도 무월경의 원인이 되므로 정확한 검사를 통해 그 원인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상담과 간단한 검사로 진단 가능

무월경 증상으로 인한2차적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15세 이후에도 초경이 시작되지 않는 경우 산부인과를 방문하여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선 자세한 병력 청취와 시진, 촉진, 문진을 통한 이학적 검사를 받게 되는데, 이것만으로도 무월경의 감별 진단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보다 더 정확한 진단을 받기 위해서는 호르몬 검사와 염색체 검사, 영상검사 등이 추가적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개원 25주년을 맞이하는 수원 강남여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성영모 원장은 “사춘기 여학생의 경우 산부인과를 찾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월경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그 문제 원인을 찾아내 치료하지 않으면 생리불순, 불임 등으로 이어지거나 병을 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생식관 기형으로 인한 무월경일 경우 월경혈이 생식관 내에서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되면서 혈자궁, 질혈종, 또는 질농혈종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자궁내막증이 더 잘 발생하기도 한다.”며 무월경 증상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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