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부가 세종시 원안의 행정부처 이전 계획을 백지화 하여 행정중심 도시가 아닌 과학비즈니스벨트와 주요 기업, 대학 등을 유치해 교육과학을 중심으로 한 경제도시로 만든다는 세종시 대안을 오늘 발표하였다.

경실련은 정부의 수정안은 그간 정부가 주장한 원안의 비효율성을 능가하는 새로운 비효율성을 안고 있으며, 원안의 취지인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토균형발전의 목적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려운 졸속적 내용이라 평하지 않을 수 없다.

애초 세종시는 수도권이 전 국민의 50% 이상이 거주하며 지나치게 과밀하고 비대해져 국제적 경쟁력이 약화되고, 인력·자본 등 전 국토의 블랙홀 기능을 하여 국토균형발전을 저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출발한 것이다. 공기업 지역 이전을 통한 10여개의 혁신도시와 함께 정부부처 이전을 통해 지역발전의 선도 기능을 함으로써 수도권과밀 해소와 국가 균형발전을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겠다는 취지의 국가 프로젝트였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가 원안이 비효율적이어 수정안이 필요했다면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전략과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세부 내용의 전제 하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제시됐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정안은 지역에 도시 하나 건설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세종시 본래 취지인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토의 균형발전 목적과 취지는 전혀 보이지 않고 완전 상실하고 있다. 세종시 논란이 단순히 지역에 도시 하나 건설하는 정도의 논란이었는지 정부에 묻고 싶다.

둘째, 수정안의 세종시 입주 기업과 대학의 지나친 특혜는 다른 지역 발전의 블랙홀 기능을 하게 되어 지역 간 갈등을 초래하고, 형평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애초 정부가 지적한 원안의 비효율성을 능가하는 새로운 비효율성을 안고 있다. 수정안은 세종시 조성원가의 6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에 기업과 대학에 공급하려 한다. 이는 세종시 원주민들의 이주자 택지비보다도 낮은 수준이고 다른 지역의 혁신도시와 산업단지 보다도 낮은 가격이어서 지역 간 형평의 문제가 심각하다. 오로지 재벌특혜와 세종시 퍼주기로 오히려 다른지역의 혁신도시와 산업단지 개발이 어렵게 되는 꼴이 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역 간 형평을 기하기 위해서는 다른 지역에도 정부가 세종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무엇인가를 주어야 하는 꼴이 되어 수정안이 원안보다도 더 큰 비효율과 문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세종시 원안은 행정 비효율 때문에 못하겠다고 정부가 주장했는데 비수도권에 수요도 없고 정부의 특혜로 신도시 만드는 것이 오히려 더 큰 비효율을 가져오게 된 것이다.

셋째, 세종시 수정안이 몰고 올 다른 지역에 대한 블랙홀 현상과 수십조 원의 재정투입은 결과적으로 원안보다도 더욱 엄청난 재정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 조성원가의 1/6 정도로 토지를 공급하려면 그 차액은 모두 공기업인 토지주택공사의 부담으로 돌아가고 이는 결과적으로 재정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또한 다른 혁신도시나 기업도시, 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등에 그대로 혜택을 준다면 이는 엄청난 재정 부담을 초래하는 것이며 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올해 정부의 공식채무가 407.1조원으로 GDP 대비 37%까지 급증하고, 국민1인당 정부채무액이 900만원에 육박하여 사상 최대 규모의 현실에서 이러한 부담은 당연히 재정부실을 초래할 것이다. 특히 이미 경제성 없는 4대강 사업 등 대형국책사업 등으로 이명박 정부 임기 내 재정지출 예상액이 110조나 예상되어 있는 가운데 이러한 재정부담은 당연히 재정부실을 떠나 재정파탄까지도 우려된다.

결론적으로 정부의 수정안은 졸속적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지역 간 갈등을 초래하고 원안보다도 더 큰 재정 부담과 비효율을 초래하며,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취지에 부합되지 않은 내용으로 과연 국민적 합의를 기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설령 수정안을 마련하려는 정부 의도에 대한 진정성과 순수성을 인정한다고 해도 이러한 수정안을 갖고 국민적 동의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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