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젓가락 안 쓰려 수저통 들고 다녀요”

개그맨 송은이 씨가 지난 9월 10일 환경부로부터 ‘클린코리아’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민관군 1만5천여 명과 함께 양평대교 부근 남한강 일대의 쓰레기를 치우며 본격적인 홍보대사 활동을 시작한 그를 만나 클린코리아 홍보대사로 나서게 된 배경과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클린코리아 홍보대사로 위촉된 이유가 송은이 씨의 맑고 깨끗한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요?” “그랬으면 좋겠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요(웃음).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던 차에 귀한 제안이 들어와서 고맙게 수락했을 뿐입니다. 위촉해주신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송은이 씨는 “지구환경 보호를 위해 올해부터 내복을 입고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송은이 씨는 “지구환경 보호를 위해 올해부터 내복을 입고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분위기를 유쾌하게 하기 위해 취재진이 던지는 농담에 개그맨 송은이(36) 씨는 시종일관 진지하게 대답했다. 개그맨들은 방송 녹화 때를 제외하곤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진지하다고 하던데 과연 그랬다. 자신이 맡은 부분에 언제나 성실하고 신중한 송은이 씨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그는 홍보대사에 위촉된 것과 관련해 “부스러기사랑나눔회(어려운 어린이들을 돕는 봉사단체) 홍보대사 등 몇 군데 홍보대사를 하고 있지만 그냥 이름만 걸어놓는 홍보대사는 해본 적이 없다. 모두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에 한해서만 수락을 한다”며 “이번 ‘클린코리아 홍보대사’ 역시 책임감을 가지고 결정한 사항이고 그 역할에 부끄럽지 않은 활동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에 대해선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서서 앞장서는 정도는 아니지만 실생활에서 지구환경을 해치지 않는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오래 전부터 일회용 컵은 사용하지 않고 있어요. 최근엔 일회용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수저통을 들고 다닙니다.”

이동과 대기시간이 많은 연예인들은 일회용 컵 등 일회용품 사용을 자주 하게 된다. 게다가 늘 바쁜 스케줄 때문에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경우도 많다. 배달시켜 먹는 식사는 랩과 플라스틱 용기 등으로 쓰레기가 ‘한 보따리’ 배출된다. 송은이 씨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사무실과 자주 가는 방송국 스튜디오는 물론 자동차에도 자신의 컵을 비치해 놓았다. 또한 귀찮아도 수저통을 가지고 다닌다.

 “빌려 쓰는 지구… 소중히 쓰고 물려줘야죠”

“사실 일회용 컵과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는 것 정도가 지구환경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어요. 그렇지만 최소한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노력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를 따라 컵과 젓가락을 가지고 다니기 시작한 동료나 후배들을 보면, ‘아, 내 작은 노력이 지구환경을 지키는 데 작은 보탬이 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환경부의 ‘클린코리아 홍보대사’로 위촉된 송은이 씨는 “동료와 팬들이 지구환경 사랑 실천에 동참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
환경부의 ‘클린코리아 홍보대사’로 위촉된 송은이 씨는 “동료와 팬들이 지구환경 사랑 실천에 동참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
 
‘클린코리아 홍보대사’로 위촉된 뒤엔 그의 지구환경 사랑 실천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 그는 올해부터 내복을 입을 생각이다. 연예인들이 내복을 입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언제 카메라 플래시를 받을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항상 옷맵시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겨울에도 얇은 옷을 입어야 할 때가 많다.

“특히 차 안에서 대기할 때, 옷을 얇게 입으면 자동차 공회전을 시킨 뒤 히터를 틀어놓게 돼요. 자동차 공회전은 에너지 낭비에 이산화탄소 배출까지, 이중삼중의 환경오염이죠. 그래서 차 안에 담요를 준비해두는데, 그래도 추위를 견딜 수 없을 때는 히터를 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올겨울엔 야외촬영을 나갈 때 내복을 입고 버텨볼까 합니다.”

외출할 때 소모되는 전기를 절약하기 위해 컴퓨터 등의 멀티 탭을 끄는 것도 습관이 됐다. 이 밖에 바닷가나 강가로 야외촬영을 가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저절로 근처 쓰레기를 치우는 것도 클린코리아 홍보대사를 맡은 뒤에 생긴 좋은 습관 중 하나다.

송은이 씨는 현재 ‘골드미스 다이어리’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고 있다. 이와 연관된 결혼 계획에 관한 질문을 종종 받기도 한다. 만약 결혼을 하게 되면 송은이 씨의 ‘에코 라이프’는 어떻게 변할까.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마음 같아선 전원생활을 하며 텃밭도 가꾸는 등 적극적인 친환경 생활을 하고 싶어요. 하지만 일을 계속한다면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대신 도심에서 생태적으로 살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에요. 요즘 ‘에코맘(환경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어머니)’이 대세잖아요. 친환경 세제를 사용하고, 쓰레기 줄이기와 에너지 절약에 앞장서고, 탄소 발생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등 도심에서 살면서도 환경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거든요. 아마 미혼인 지금보다는 적극적이 될 것 같네요. 지구는 일회용이 아니라 내 아이에게 물려줄 터전이므로 지구를 잠시 빌려 쓴다는 생각이 더욱 피부로 다가올 테니까요.”

TV와 라디오 등에서 우리에게 언제나 밝은 웃음을 선사하는 개그맨 송은이 씨. 그가 보여주는 작지만 소중한 실천들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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