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로 전체산업 업그레이드”

대통령 직속으로 신설된 IT특별보좌관에 임명된 오해석 특보에 대한 IT업계의 기대가 크다. 오 특보는 정부와 IT업계, 그리고 IT 각 분야 간의 소통을 담당하는 코디네이터, IT 발전은 물론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컨설턴트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부 IT정책의 핵심은 IT 융합산업입니다. IT강국이라는 강점을 살려 전체 산업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IT정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IT산업 종사자가 2백50만명가량 되는데, 처음으로 만들어진 IT특별보좌관에 대한 기대도 클 것입니다. 여러 가지로 어깨가 무겁습니다.”

대통령 직속으로 신설된 IT특별보좌관에 임명된 오해석(58) 특보는 “25년간 IT업계에서 갈고 닦은 경험을 바탕으로 혼신의 노력을 다해 성과를 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IT특별보좌관은 지난 4월 이명박 대통령이 IT 벤처기업 대표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신설을 약속했던 직책으로, IT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IT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IT특별보좌관 신설과 오 특보의 임명에 대해 IT업계는 반가운 일이라며 기대를 하고 있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는 “그동안 IT 정책의 혼선을 종합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갈망해왔던 업계로서는 큰 선물을 받았다고 본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또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공식 논평을 통해 “소프트웨어산업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라며 “소프트웨어산업이 미래 산업의 인프라라는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역할을 주문했다.

현 정부 들어 정보통신부가 폐지되고 IT 관련 업무가 방송통신위원회,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으로 분산된 후 IT업계에서는 컨트롤타워가 없어 정책이나 예산 면에서 뒤로 밀린다는 ‘IT 소외론’이 나오기도 했다.

“IT업계에 정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책의 문제라기보다는 소통이 잘 되지 않은 게 원인입니다. 부처별로 열심히 하는데 일원화된 소통 채널이 없다 보니 그런 말이 나온 것 같습니다. 원활한 소통 채널이 되는 게 제 소임입니다. 또 혼선이 있으면 조정하는 코디네이터가 되겠습니다. 그게 업계에서 말하는 컨트롤타워가 아니겠습니까?”

최근 6년간 경원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로 재직한 오 특보는 한국데이터베이스학회 부회장, 한국정보처리학회 회장, 한반도정보화추진본부 부본부장, RFID협회 고문, u-코리아포럼 부회장, 벤처지원포럼 회장, 인터넷주소정책심의위원장 등 다양하고 전문적인 경력을 갖추고 있어 IT특별보좌관직을 수행하는 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 IT특별보좌관은 새로 만들어진 직제인데 어떤 업무를 하게 됩니까.

IT 분야는 매우 복잡합니다. 산업과 연관된 분야뿐 아니라 정부와 기관의 정보화 분야도 방대합니다. 또 대학교와 전문대학마다 IT 관련 학과가 한두 개씩은 있으니 교육도 중요합니다. 일반 국민들은 인터넷, 휴대전화, IPTV 등 IT 서비스 분야를 먼저 떠올릴 것입니다.

이런 분야마다 부족한 점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교육 정보화 분야는 답보 상태입니다. 정체된 분야를 고도화하는 게 당면한 문제입니다. 정부 각 부처, 연구소, 학계, IT업계 전문가들로 비공식위원회를 구성해 혁신안을 만들 것입니다. 저는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는 코디네이터와 방향을 제시하는 컨설턴트로서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 IT 정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목표지향적인 IT정책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단기는 2010년까지, 중기는 현 정부 임기인 2012년까지, 그리고 영원한 IT강국으로 갈 비전을 제시할 생각입니다. 건설 현장에 가면 조감도가 있습니다. 언제까지 어떤 건물을 세우겠다고 하면 반드시 그대로 만들어냅니다.

건설의 공정관리기법을 IT산업에 적용해 투입예산과 계획대로 1백 퍼센트 달성되도록 할 것입니다. 올 연말까지 목표를 설정해서 대통령에게 보고한 후 중점추진사업을 결정하면 내년부터 시행하게 될 것입니다.

- 반도체 등 우리나라의 하드웨어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기업이 하나도 없습니다.

반도체, PC,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와 통신 분야는 대기업이 중심이 되어 잘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드웨어 쪽 IT 수출액은 1천3백억 달러입니다. 반면에 소프트웨어 수출은 20억 달러를 넘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는 수출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러므로 소프트웨어 분야를 중점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나아가 IT 신산업 창출이 필요합니다. 종래의 IT산업으로는 파이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산업계와 연구기관의 전문가들이 합심해서 IT 신산업을 만들고 해외로 진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IT인재 양성과 세계화가 매우 중요합니다.

- IT교육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공계 기피현상과 맞물려서 IT 쪽도 우수 학생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는 한 번에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IT산업이 발전하고 대우가 좋아지면 자연히 인재가 몰리게 되고 교육도 활성화될 겁니다. 외교통상부와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해서 우리 대학생들을 미국의 기업에 인턴으로 연수를 보내는 웨스트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의 젊은 엔지니어들이 외국 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반대로 외국 엔지니어들이 국내에 들어와 일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예를 들면 소프트웨어 강국인 인도의 엔지니어를 고용하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자리가 줄어들어 반대가 있을 수 있으므로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필요하다면 고려해볼 수 있다고 봅니다.

- 그 밖에 우리나라 IT 발전을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로는 어떤 게 있습니까.

IPTV는 우리나라 IT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또 하나의 인프라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한계에 달한 현재의 인터넷보다 10배 이상 빠른 차세대 인터넷이 보급되면 큰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IT 봉사도 중요합니다. 요즘 노인정마다 컴퓨터가 설치돼 있고, 노인들이 인터넷을 하면서 ‘나도 누리꾼(네티즌)’이라는 젊은 기분을 느낀다고 합니다. 또 우리나라는 저개발국에 IT봉사단을 파견하고 있는데, 민간외교사절단 구실을 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내외 IT 봉사는 앞으로도 더욱 확대해야 합니다.

-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는 그린IT 산업에 대한 비전은 무엇입니까.

IT를 활용한 상품과 산업의 녹색화는 녹색성장을 위한 다른 어떤 기술의 활용이나 융합보다도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그린IT 정책은 자칫하면 백화점식 나열에 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반도체, 휴대전화, 디스플레이처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상품이 그린IT 분야에서 나오도록 해야 합니다.

IT는 기술 발전과 변화가 매우 빠른 분야다. 오 특보는 “지속적으로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지는 자전거처럼 계속적인 투자와 인재 양성, 산업 육성이 없으면 IT강국의 위상을 유지할 수 없다”며 “IT가 산업의 성장동력이 되는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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