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야외무대에서 열린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폐회식에서 각국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다.[뉴스1]
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야외무대에서 열린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폐회식에서 각국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다.[뉴스1]

[뉴스데일리]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 14일 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1일 막을 내렸다.

전 세계 78개국 선수 1800여 명이 실력을 겨루고 우정을 나눈 이번 대회는 ‘성공적인 대회 운영’과 ‘만원 관중’의 열기 속에 동계 청소년올림픽대회 역사의 한 페이지를 성공적으로 장식했다.

특히 대회 초반 한파, 폭설 등의 어려움 속에서도 대박 흥행 신화를 만들고,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K-컬처를 전세계에 확산하면서 ‘국제스포츠대회의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1일 강원2024 폐회식 후 IOC 주관으로 진행된 감사 리셉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원 덕분에 새로운 세대의 선수들에게 빛날 수 있는 완벽한 무대가 제공됐다”며 “이번 성공은 한국의 여러 정부부처와 조직위 등 다양한 관계자들이 힘을 합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감사를 표했다.

◆위기를 기회로…반전의 드라마

강원 2024는 대회 전부터 어려움이 잇따랐다. 대회 개최 5일 전, 노로 바이러스 환자 3명이 발생하면서 비상이 걸리는 듯 했다. 질병청과 식약처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모든 식자재를 전수 조사하고 감염병 의심 환자에는 대응 지침을, 경기 개최 시설에는 현장 대응팀을 파견했다. 철저한 방역태세로 나선 결과, 더이상 전파되지 않았다.

개회식 다음날인 20일은 날씨가 문제였다. 강원도 일대에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까지 쏟아진 것이다. 문체부와 조직위는 방한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였다. 대회 운영 인력 5000명에게 방한 유니폼을 지급하고 야외 근무자에게는 방한화를 지급했다.

관람객들이 추위에 떨지 않도록 경기장 내 난방 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강원도는 제설장비, 인력, 제설제 등을 즉각 지원하고, 국방부는 제설인력을 현장에 파견하는 등 모두가 일산분란하게 ‘원팀’으로 움직였다.

자칫 대회에 큰 차질이 생길 수도 있었던 위기를 조직력과 신속한 대응으로 이겨내면서 대회 운영의 빛이 발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엔 관객이 있었다.

조직위는 성인올림픽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전 경기가 무료로 진행돼 예약부도가 높을 것으로 보고 관람 목표를 25만 명으로 잡았다. 하지만 국민들은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동계청소년올림픽이라’는 상징성과 미래 유망주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으로 경기장을 찾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과 28일에 열린 피겨 스케이팅 경기에는 12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아 성인올림픽 못지 않은 관심을 받았고, 아이스하키 종목은 연일 매진, 만원 관중을 기록하기도 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1일 오전 강원도 강릉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미디어 센터를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1일 오전 강원도 강릉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미디어 센터를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강원 2024 조직위는 1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대회 경기 관중은 27만 명, 페스티벌 사이트와 문화예술 공연 등 문화행사에 23만 명의 관람객이 참여했다”며 “참여관중은 50만 여명으로, 이는 당초 예상했던 25만 명의 두배가 뛰어넘는 결과”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대회 초기의 악재를 조직위와 문체부, 강원도 등이 원팀이 돼 함께 극복하면서 흥행 성공이라는 반전의 드라마를 만들어낸 것이다.

반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동계스포츠 불모지인 나라 소속 선수가 메달을 따는 이변도 잇따랐다.

2018평창기념재단의 후원으로 썰매를 시작한 튀니지 국적 조나단 로리미(Jonathan lourimi)는 봅슬레이 남자 모노봅 경기에서 소재환에 이어 2위에 오르면서 역사적인 첫 메달을 고국에 안겼다.

봅슬레인 여자 1인승에 출전한 태국의 캄페올 아그네스 선수도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태국 역사상 최초의 동계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태국 봅슬레이 대표인 캄페올 아그네스가 지난달 22일 강원 평창의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모노봅(1인승) 경기에서 은메달을 따고 기뻐하고 있는 모습.(사진=OIS (Olympic Information Service)

이번 사례는 ‘2024년판 쿨러닝’으로 불리며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국내외 언론은 평창 2018의 비전인 ‘새로운 지평’이 6년 만에 실현됐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문화올림픽 구현…“놀라운 경험, 고마워요 강원”

강원 2024가 이처럼 대내외적으로 호평을 받은 것은 스포츠 행사로 그치지 않고 K-컬처와 스포츠를 결합한 스포츠 축제이자 문화올림픽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레이저 아트와 케이팝, 춤 등을 결합한 화합의 무대로 연출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문체부 소속 국립현대무용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국립발레단 등 대표적인 국공립 예술단체들은 대회 기간동안 한국의 문화예술 공연을 선보였다.

일부 일찍 경기를 마친 각국 선수들은 귀국길에 올랐지만 폐회식에 참석하는 선수들은 남은 기간 한국의 문화 체험에 적극 참여하기도 했다.

강원 2024 조직위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대회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은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이라며 “많은 외국 선수와 관광객이 K-팝뿐만 아니라 한복체험, 붓글씨 쓰기, 널뛰기 등 한국 전통문화를 즐기고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강원 2024를 통해 스포츠 정신을 배우고 한국 문화를 몸소 체험한 선수단은 즉각 호응했다.

프랑스 스노보드 선수인 마잘리 이아프리트 다니엘쏜은 자신의 SNS를 통해 “매우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주최 측에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대회 운영을 위해 함께 뛰어 준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잊지 않았다.

일본 피겨 스케이팅 선수 가키우치 가오리의 어머니는 “처음 온 한국은 KTX에서 내릴 때 사람들이 캐리어를 들어주거나 자동문이 아닌 문 앞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으면 여는 법을 알려주거나 일본어로 설명해 주려고 하는 등 정말 따뜻한 나라였다”며 “경기장은 일본 대회에서도 경험한 적 없는 응원으로 가득찼다”면서 올림픽 기간 경험한 한국의 음식과 경기장 사진 등을 자신의 SNS에 남겼다.

강원 2024는 평창 2018의 경기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올림픽 유산을 이었다.

문체부는 앞으로도 강원도가 운영하고 있는 강릉 오발, 하키센터, 슬라이딩센터 3개 시설의 사후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올림픽 가치를 확산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활용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유인촌 문화체육부장관은 “강원 2024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다양한 국가와 인종의 청소년들과 함께 교류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을 것”이라며 “강원 2024가 국민들의 성원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그동안 대회 성공을 위해 헌신해 준 자원봉사자와 운영인력 등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