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1세션에 앞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1세션에 앞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뉴스데일리]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두 번째 세션인 리트리트에 참석했다.

리트리트는 의전 등 형식적인 면에 구애받지 않고 친밀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회의 방식으로, 이번 회의는 ‘상호연계, 포용적이고 회복력 있는 경제 만들기’ 주제로 진행됐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세계 경제의 변곡점에서 APEC에 주어진 역할을 강조하고, ‘푸트라자야 비전 2040’ 실현을 위해 긴밀히 연대하며 포용적이고 회복력 있는 경제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촉구했다.

‘푸트라자야 비전 2040’는 보고르 목표(1994-2020)를 계승해 채택한 APEC의 장기 비전으로 ▲무역투자 자유화 ▲혁신, 디지털 경제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3대 핵심요소로 제시하고 있다.

먼저, 대통령은 규범에 입각한 다자무역 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루과이라운드 타결에 기여한 APEC이 다자무역 체제 복원을 위해 다시 한번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에서 내년 2월 제13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다자무역 체제 복원의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WTO 개혁과 복수 국가 간 협정 체결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은 APEC 역내 공급망 연계성 강화와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한 회원국들의 협력을 촉구했다.

대통령은 경제정책의 불예측성이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주의 정신에 반함을 지적하고, APEC이 공급망 교란에 대처하기 위해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우선적 과제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은 APEC이 ‘공급망 연계성 프레임워크 행동계획’을 통해 공급망 병목점 해소를 위해 노력해 온 것을 평가했다.

공급망 연계성 프레임워크 행동계획(SCFAP)은 역내 공급망 병목점의 발굴과 해소를 통해 공급망 비용을 저감하고 공급망 신뢰도를 높이고자 2010년부터 실행되고 있다.

아울러, 대통령은 지난 9월 발표한 ‘디지털 권리장전’ 핵심 원칙을 소개하고 AI·디지털 규범과 거버넌스 정립에 있어 APEC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함을 강조했다.

대통령은 AI를 비롯한 디지털이 인간의 자유와 후생을 확대하고 사회 전체가 이러한 디지털의 혜택을 공정하게 누려야 함을 역설하며, 내년 중 한국에서 개최할 ‘AI 글로벌 포럼’에 대한 회원국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은 지난해 우리나라가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이 APEC의 푸트라자야 비전 2040 실현에도 기여할 것이며, 2025년 의장국으로 대한민국이 아태지역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APEC 정상회의 세션 Ⅱ 발언문

APEC 정상 여러분,

우리가 2박3일 동안 이렇게 만나고

함께 논의한 것이 유익했다고 생각합니다.

회의를 세심히 준비해 주신

바이든 대통령께 감사드립니다.

APEC은 세계 경제의 변곡점마다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래야 합니다.

우리는 3년 전 약속한

‘푸트라자야 비전 2040’을 실현하기 위해

더욱 긴밀히 연대하면서

포용적이고 회복력 있는 경제를

함께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세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APEC은 다자무역체제의 복원에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다자무역체제는

규범에 입각한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기존에 만들어진 규범은 성실하게 준수하고,

새로운 분야가 나타나면

모두에게 적용될 보편타당한 규범을

적시에 마련할 수 있어야

다자무역체제가 작동될 수 있습니다.

30년 전 시애틀에서 열린 제1차 정상회의가

우루과이라운드 조기 타결에 기여했듯이,

다자무역체제의 복원이야말로

APEC이 발휘해야 할 리더십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년 2월의 제13차 WTO 각료회의(MC-13)가

다자무역체제의 복원의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WTO 개혁과 복수국간 협정 등에 있어

의미있는 진전이 이루어지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APEC은 역내 공급망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협력해야 합니다.

관행적인 거래를 갑자기 중단하는 것처럼

예측 불가능한 조치는

다자주의, 자유무역주의 정신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그간 APEC은

‘공급망 연계성 프레임워크 행동계획(SCFAP)’을 통해

공급망 병목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이를 통해 통관절차의 효율성이 제고되고,

교통, 물류 인프라도 개선되어

기업 활동 전반의 비용이 크게 줄었습니다.

아태지역은 무역과 투자가

가장 활발한 지역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공급망 교란에도 매우 취약합니다.

앞으로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등 APEC이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우선적 과제로 추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세계 GDP의 60%가 넘는 APEC 회원국들은

AI와 디지털에 대한 규범과 거버넌스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지난 9월

자유, 공정, 안전, 혁신, 연대의

다섯 가지 원칙을 담아낸

‘디지털 권리장전’을 발표하였습니다.

AI를 비롯한 디지털이 오로지 인간의 자유와 후생을 확대하는데 기여해야 하며,

자유와 후생을 억압하는데 사용되어서는

안됩니다.

경쟁과 혁신의 기회가 공정하게 보장되고, 디지털의 혜택을 사회 전체가

공정하게 누려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은 AI, 디지털 거버넌스 구축의

구체적인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AI 글로벌 포럼’을

내년 중에 한국에서 개최하고자 합니다.

회원국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라겠습니다.

대한민국은 지난해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이 전략에 담긴 대한민국의 비전은

APEC의 푸트라자야 비전 2040의 실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대한민국은 25년도 APEC 의장국으로서,

우리 아태지역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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