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재옥 원내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0.31[뉴스1]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재옥 원내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0.31[뉴스1]

[뉴스데일리]국민의힘은 31일 경기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는 방안을 의원 입법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전날 김포의 서울 편입을 당론 추진하기로 밝힌 데 이어 정부 입법보다 절차가 간소한 의원 입법 방식으로 속도를 내기로 한 것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포의 서울 편입 입법과 관련해 "이제 시작 단계니까 법안도 발의돼야 하고, 발의되면 정상적인 법안심사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위에서 검토할 것으로 알고 있고, 아무래도 의원 입법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포시·서울시·경기도 등의 의견을 수렴해 행정안전부가 국회에 법안을 제출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 같은 정부 입법은 절차가 복잡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의원 입법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 특별법 발의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일반 법안 형태로 발의하는 것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북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당시 국회 통과 법안(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 간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법률안)이 사례로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입법 과정에서 경기, 서울 등 관련 광역자치단체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필요시 김포시민을 대상으로 주민투표를 진행할 수도 있다.

윤 원내대표는 "경기도의 의견을 듣고 협의하는 단계도 당연히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 외에도 성남, 하남, 구리, 광명, 과천, 고양, 부천 등의 편입 가능성이 당 안팎에서 거론되며 수도권 민심이 들썩이는 모습이다.

특히 하남, 구리, 고양, 광명 등 일부 당협위원회에선 서울 편입에 대한 지역 주민 여론이 긍정적이라고 보고 중앙당과 호흡을 맞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남에서는 당협위원회 차원에서 서울 편입 문제에 대한 주민 대상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리 당협위원회는 구리시장과 서울시장의 면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으며, 고양병 당협위원회는 고양의 서울 편입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걸 것으로 알려졌다.

광명갑 당협위원회도 광명시장을 대상으로 관련 여론조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낼 예정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분당이 있는 성남도 논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일단 지역 주민의 여론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기현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해 생활권과 행정구역이 일치되도록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현재 단계로선 김포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나머지 지역은 지역민 요구가 있을 때 저희가 적극 검토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 전략이라고 하기보다는, 지역민들의 숙원을 당에서 챙기겠다는 의미로 이해해달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겉으로는 총선용 정책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내심 수도권에 민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교통난 등 수도권 주민들의 핵심 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라고 보는 것이다.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각 지역 당협에 서울 편입 관련 주민 의견을 취합하라고 요청하는 등 수도권 민심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접 도시의 서울 편입 논의 과정에서 인구수 불균형 문제도 고려될 수 있다. 서울 인구는 계속 감소해 940만명대지만 경기도 인구는 1천360만명을 넘어섰다.

한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서울은 인구 1천만명이 무너지고 경기도는 계속 비대해지고 있어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발 나아가 '메가시티 서울'에 대한 논의도 촉발될 수 있다. 메가시티는 기존 대도시가 주변 소도시들을 편입하며 더 광역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태경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메가시티가 시대의 트렌드다. 예를 들어 상하이, 베이징 같은 데를 보면 2천만, 3천만명 이렇게 간다"고 말했다.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세계 도시와의 인구수 비교에서 서울은 38위, 면적은 605㎢로 상위 38개 도시 중 29위밖에 안 된다"며 "메가시티로 주민 불편을 덜어드리고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작금의 트렌드"라고 적었다.

저작권자 © 뉴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