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독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독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데일리]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공급망,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 비핵화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숄츠 총리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13년 만에 방한하면서 이뤄졌다.

양자 차원의 공식 방한은 1993년 헬무트 콜 총리 이후 30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양국은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겪었음에도 '라인강의 기적'과 '한강의 기적'을 통해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뤄냈다"며 "글로벌 복합위기 앞에 자유를 보편적 가치로 하는 국가와의 연대와 협력이 매우 긴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숄츠 총리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상은 더는 그 이전의 세상이 아니다"라며 '시대전환'(Zeitenwende)을 선언한 점을 언급하며 "한국 정부는 '글로벌 중추국가' 구상 실현에 있어 '시대전환' 기조와 긴밀하게 동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은 전쟁과 분단의 아픔 속에서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며 특별한 유대감을 쌓았다"며 "독일은 핵심 우방국이자 가치 파트너"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숄츠 총리는 "독일에 많은 한국인이 오고, 특히 파독 간호사들은 우리 독일의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했다"며 "대한민국의 발전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이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가 긴밀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비무장지대(DMZ)를 직접 방문해 평화와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황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직접 목도했다"라며 "양국 관계가 분단의 경험으로 인해 더욱 긴밀하게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DMZ 방문을 언급하며 "한국이 이런 쓰디쓴 현실에 아직도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제 눈으로 확인하며 매우 큰 슬픔을 느꼈다"며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북한 비핵화를 위한 대한민국의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연대와 지지를 표명했다.

이와 관련, 숄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독일은 러시아 침략전쟁에 대해 분명한 공동의 입장을 정립했다. 영토의 주권 침략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며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대중국 정책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회견에서 "작년 연말에 숄츠 총리가 중국을 방문한 소감과 입장에 대해 제가 여쭤봤다"며 "숄츠 총리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독일도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상당하기에 중국과의 관계가 아주 합리적으로 잘 관리돼야 한다, 불필요한 위험을 피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숄츠 총리는 "우리가 확실한 계획을 갖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며 "동일선상에서 예를 들어 일본, 대한민국과의 협력을 추진하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숄츠 총리는 또 한일관계 개선과 관련, "역사적으로 매우 민감한 주제인 일본과의 관계에서도 윤 대통령이 용감한 결단을 내려주신 데 대해 존경 의사를 표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밖에 양국 정상은 수소·반도체·바이오·청정에너지 등 첨단산업 분야의 교역·투자 확대, 공급망 파트너십 강화,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의 조속한 체결,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협력, 인도·태평양전략 공조 등에 합의했다.

숄츠 총리는 "반도체 부문에서 혁신적인 한국 기업이 많다"며 "한국이 독일에 많이 투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자동차 퀄리티를 향상하는 반도체 부문에서 양국 협력 강화에 대한 공통점을 찾고 있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최근 유럽연합(EU)이 추진 중인 경제 관련 입법의 성안·시행 과정에 한국 측과 긴밀히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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