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경영권 인수에 나선 하이브가 SM 소액주주들을 상대로 본격적으로 지분 공개 매수에 나섰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다음 달 1일까지 에스엠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보통주 지분 25%를 주당 12만원에 공개 매수로 사들인다.

하이브가 공개 매수에 투입해야 하는 자금 규모는 7천142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에스엠의 소액주주 수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5만2천129명으로 지분 70.53%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오전 코스닥시장에서 엠스엠 주가는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전 거래일보다 2% 오른 11만7천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만약 주가가 12만원을 밑돈 상태를 계속 유지하면 소액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할지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는 에스엠 최대주주 지분 프리미엄을 인정하고 소액주주들의 시장 참여를 위해 공정한 절차를 통해 지분 매입 과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애초 에스엠 경영권을 인수하려면 유통주식 수 기준으로 3조∼4조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주당 가격이 12만∼16만8천원 수준이다. 이를 적용하면 에스엠 지분 20%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6천189억∼7천999억원으로 추정된다.

안 연구원은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은 시장 예상에 부응하는 적정 수준 가격으로 에스엠 지분 인수에 모두 7천142억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이브는 에스엠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도 주당 12만원, 모두 4천356억원에 인수한다.

하이브가 최대주주 지분과 공개매수를 통한 소액주주 지분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에스엠 지분 39.8%를 확보하게 된다. 하이브가 에스엠 지분을 40% 가까이 사들이는 데 들어가는 모든 자금은 1조1천억원 수준이다. 하이브는 또 이수만 씨가 보유한 잔여 지분(3.65%)에 대해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심사가 끝나면 사들일 수 있도록 풋옵션을 맺었다.

풋옵션까지 행사한다고 가정하면 하이브는 에스엠 지분을 최대 43.5%까지 확보해 경영권을 더 안정적으로 갖게 된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이브가 에스엠 지분을 인수하는 데는 최대 1조1천억원 수준의 자금이 필요한 만큼 투자에 대한 결과도 확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연구원은 "하이브가 에스엠 최대주주에 오르면 K-팝 1∼4세대 아티스트를 모두 아우르는 글로벌 1위 K-팝 레이블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시작된 상황에서 카카오는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증권가에선 하이브의 공격적인 움직임에 대항해 카카오가 추가 지분 인수 계획을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추가 공개매수 가능성은 논리적으로는 희박하다"며 "카카오의 유상증자 참여와 전환사채 발행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 보이나, 공개매수를 제시하면 후행적으로 많은 부담과 위험을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9%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유상증자 참여와 전환사채 발행에서 경영권 참여 목적이 없다고 명시한 만큼 이를 뒤집고 추가 지분 인수에 나선다면 최대주주인 이수만 씨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높은 명분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만약 낮은 확률로 카카오엔터가 공개 매수에 나선다면 최소 5%의 지분 확보 후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은 수준에서 추가 지분 확보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의 유상증자 납입과 하이브의 공개매수 납입이 모두 다음 달 6일에 이뤄지므로 추가 지분 인수 등의 계획은 그 전에 나와야 한다.

이에 에스엠 소액주주들은 여러 가능성을 고려한 셈법을 적용해 최종 행동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은 'SM 3.0' 멀티프로듀싱 전략 실행에 따른 효과를 고려할 때 낮은 가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하이브가 투자자들이 원한 에스엠 지배구조 개선을 사실상 해결해주면서 최대주주와 소액주주에 동일한 프리미엄을 제시했다"며 "기존 주주들이 굳이 하이브를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주주 입장에선 최종적으로 더 좋은 제안을 한 쪽으로 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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