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지난달 29일(한국시간) 폐막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신작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고 금의환향한 박찬욱 감독이 긴장하고 있다. 2004년 심사위원대상(올드보이), 2009년 심사위원상(박쥐)에 이어 세 번째 칸 트로피를 거머쥔 그도 관객의 예리한 평가를 피할 수 없나 보다.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헤어질 결심’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영화에는 한국인만 이해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이 포함돼 있다. 때문에 그 어떤 영화제 수상보다 한국 개봉 이후 결과와 관객의 반응이 가장 궁금하고 매우 긴장된다”고 솔직한 심정을 내비쳤다. “웬만해선 만족하지 못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안목과 기준”을 가진 한국 관객 덕분에 ‘케이(K) 콘텐츠’가 세계적 위상을 얻은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29일 개봉하는 영화는 변사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박해일과 사망자의 아내 탕웨이 사이에 피어나는 오묘한 감정을 그린다. 사건의 진실을 추적해 나가는 수사극과 로맨스 장르를 결합했다.

박 감독은 그 균형을 정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누군가는 50%의 수사드라마와 50%의 로맨스 영화로 표현하는데, 나는 100%의 수사드라마와 100%의 로맨스 영화라 표현하고 싶다. 사건 심문 과정, 자료 조사, 탐문 수사, 잠복근무 등 형사의 모든 업무가 영화에서는 연애 과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최근 15세 관람가 판정을 받은 영화는 높은 폭력 표현 수위와 노출이나 정사 장면을 담아온 박 감독의 전작들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극중 두 주인공을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돌려 표현하는 사람들”이라고 가리킨 박 감독은 “‘저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들여다보게 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다른 요소는 제거해야 했다. 섬세하고 여린 목소리의 가수가 부르는 노래에 반주를 너무 시끄럽거나 화려하게 할 순 없었다”고 설명했다. 

두 주인공의 조화가 중요한 로맨스 영화에서 박해일과 탕웨이는 만족스러운 호흡을 보여줬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실제 두 배우의 자부심도 그랬다.

박해일은 “탕웨이가 곧 극중 캐릭터 ‘송서래’ 자체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신비로운 표정과 눈빛이, 탕웨이가 배우로서 지닌 최고의 매력이라 생각해 왔다. 그런 자신의 매력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확장했다”고 힘줘 말했다.

탕웨이는 박해일의 눈빛 연기를 칭찬했다. “사실 촬영하면서 정확히 어떤 영화인지는 명확하게 인지할 수 없었다. 하지만 완성된 영화 속 박해일의 눈빛을 보고 ‘완벽한 멜로 수사극’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그는 “박해일의 눈빛에서 모든 걸 느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연기했던 모든 캐릭터 중 가장 좋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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