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윤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장
남윤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장

[뉴스데일리]인류 역사상 유례 없는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의 시작과 유행은 우리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코로나19에 의한 새 일상(New Normal)은 곧 끝날 것이라는 많은 사람의 바람 섞인 예상과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상호 대비되는 모순적인 용어를 실천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추석이나 설날과 같은 고유 명절에도 가족끼리 모이지 못하고, 가까운 지인들과의 식사 약속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일상으로 2020 경자년을 보내고 다시 2021 신축년도 보냈다.

이렇듯 힘들고 어려웠던 2021 신축년을 지나 새로운 2022 임인년을 맞이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19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일상생활을 반영하여 활동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새해를 계획하고 실천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새로운 문화와 환경에 우리는 적응해야만 한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한민국 스포츠는 위기에 빠져있다. 체육시설 대부분이 코로나19로 문을 닫고 있으며, 체육지도자는 수강생이 거의 없으니 생계조차 어려워졌다. 국민의 운동 참여도가 더욱 낮아져 체육시설업자와 체육지도자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만들어낸 주범은 코로나19이다. 코로나19는 예전의 일상생활을 포기하도록 만들었고,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간관계에서 ‘함께’라는 공동체의식을 약화시키고 각자 분리된 생활을 강요하고 있다. 이러한 강요로 인하여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지칭하게 하는 공동체의식, 공유라는 인류 고유의 소통 문화가 침해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처럼 우리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에 따른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이제 체육계는 코로나19의 새 일상에서 인간관계 복원이라는 사회적 측면의 건강과 생활 기술 측면의 개인 건강을 견인하고 활성화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때라고 본다.

더욱이 오늘날은 초연결로 대변되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경제·사회뿐만 아니라 인류문화를 넘어 우리 삶 속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급진적 변화라는 시대적 요구를 수용하여 체육 생태계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19와 제4차 산업혁명을 맞이한 체육의 현실에 대해 실망하며 한숨만 쉬고 있을 수는 없다. 우리는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말을 종종 사용하곤 한다.

40만 년의 진화를 거쳐 온 우리 인간의 몸은 하루아침에 변할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국민이 행복한 삶을 누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체육 생태계가 시대 변화에 적응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체육의 혁신을 가져와야 할 것이다.

2022년 대한민국 스포츠가 가야할 길에 대한 제언

첫째, 비대면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다양한 스포츠 동영상 콘텐츠의 개발 및 보급이 시급하다. 코로나19로 인해 피트니스 센터, 체육관 등 체육시설 이용이 제한되어 비대면 운동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다양한 동영상 사이트 등 온라인에 산재된 스포츠 관련 콘텐츠를 한 곳에 모아 연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통합 온라인 스포츠 콘텐츠 학습사이트 개설을 통해 개인 맞춤형 운동을 지원하여야 한다.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 온라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ICT)과 융합한 스포츠용품을 개발하여 운동에 몰입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온·오프라인 스포츠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스포츠 시장을 주도하는 대한민국 체육의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 스포츠 체험공간을 확충하고 다양한 계층이 참여할 수 있는 가상현실 스포츠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스포츠 참여는 개인의 건강을 넘어 건강한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문화라는 점에서 더 많은 국민이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실 공간에 반응형 기술과 위치·동작 인식이 가능한 센서를 연동해 가상현실 기기나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 글라스와 같은 별도의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도 가상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혼합현실(Mixed Reality/MR) 서비스의 상용화를 앞당겨야 한다.

가상현실 스포츠프로그램을 통해 가상현실 스포츠 체험 공간에서의 스포츠활동을 다양화하고 장애인을 포함한 전 연령대에 적합한 스포츠활동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스포츠에서 소외되기 쉬운 장애인은 물론 노인에서 유아까지 스포츠 참여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앞당긴 제4차 산업혁명의 사회환경에서 정보통신기술과 접목한 스포츠를 통해 체육의 활성화와 일상회복을 위한 활력의 증대를 기대해 본다. 이를 위해 우선 시·도 스포츠과학센터를 중심으로 가상현실 스포츠 체험공간을 확충하여 시범운영하는 방안도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새로운 관심 분야로 대두된 메타버스(Metaverse)와 관련한 체육 분야의 대응이 준비되어야 한다. 사회 문화적인 의미에서 현재 메타버스는 가상 사회를 지칭하며 확장현실(eXtended Reality/XR)은 가상사회를 지탱하는 기반 기술이다.

메타버스의 핵심이 되는 확장현실 기술이란 ‘실제로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해도 멀리 떨어져 있는 사물이나 현상을 마치 내 눈앞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에서 이러한 예가 바로 2020년 12월 UCI 사이클 e스포츠 세계 선수권 대회, 2021년 5월 도쿄 가상올림픽 시리즈 개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각종 동계스포츠 가상현실 체험관, 초등학교 대상 가상현실 스포츠실 등이며 가상스포츠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미래의 확장현실은 오감을 구현하는 다양한 기술의 융합이 필요하므로 시각 위주의 실제 같은 가상현실 영상을 구현한다고 해도 나머지 네 가지 감각을 해결하기 위한 전혀 다른 분야의 기술과 접목하려는 단계라는 점에서 아직 메타버스도 초기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스포츠를 중심으로 ‘논리적 가상세계’와 ‘물리적 가상세계’의 조화가 이뤄질 수 있는 확장현실 기술에 대해 지속적으로 상호보완적 역량을 축적하며 가상스포츠를 현실화할 수 있는 준비를 시작하여야 한다.

넷째, 스포츠산업의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 도입이다. 스포츠산업에서 ESG경영은 세계적인 경향이며, 지구를 지키는 인간의 의무이다.

스포츠시설뿐만 아니라 스포츠제조업에 있어서도 ESG경영을 제대로 도입하여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ESG의 첫 번째 축인 환경과 관련하여 자연 자체의 순환적 생태계 메커니즘에 바탕을 두고 환경문제의 원천적 해결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두 번째 축인 사회와 관련하여 스포츠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고 더불어 사는 어울림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공동체 사회통합 등과 같은 사회문제 해결의 처방으로서 스포츠가 역할을 하도록 실천되어야 한다.

세 번째 축인 거버넌스와 관련하여 스포츠 경영을 견제 감독하는 규칙과 제도의 확립으로 스포츠 경영에 대한 감시가 이뤄지고 투명성이 보장되며, 회계와 공시가 제도화되어 거버넌스의 건전성을 담보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환경을 조성하여 대한민국에서 스포츠기업이 ESG경영을 선도하여 다른 나라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스포츠선진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2022 임인년, 코로나19가 일상이 되어 우리와 함께 하더라도 대한민국 스포츠계는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만들고 이어나가야 한다. 2022년의 새로운 변화는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으며, 우리는 이것을 활용하여 대한민국 스포츠가 더 높이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출처=정책브리핑]

저작권자 © 뉴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