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일 금융감독원이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에게 직무정지라는 고강도 제재를 사전 통보한 것을 두고 비판적 견해가 우세하다.

문제는 이번 제재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는 제재란 것이다. 금감원이 그저 우리은행이 라임펀드 관련 부실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했거나 적어도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성에 입각한 제재에 나섯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라임펀드의 부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인지하고도 판매한 사실이 없다고 줄곧 밝혀왔다.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제재는 해임권고·직무정지·문책경고·주의적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으면 잔여 임기를 끝낸 뒤로 3~5년 동안 금융사 취업을 할 수 없다. 게다가 당사자로선 엄청난 불명예를 안게 된다. 자신이 평생 몸담았던 분야에서 문제가 있었던 사람으로 낙인찍히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손 회장이 이렇게 직무정지를 당할 정도로 잘못한 게 있는지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손 회장에게 특별한 개인비리가 있는가. 아니면 직무태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손 회장에 대한 금융권 평가는 상당히 좋다. 특히 그의 업무스타일을 놓고 조용하면서도 서번트 리더쉽을 잘 발휘하여 조직을 조화롭게 잘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약 1년 전에도 금감원은 손 회장이 DLF 사태 책임자란 이유로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내린바 있다. 그 때도 과하다는 반발과 함께 관치 논란과 함께 금감원에 비판이 많았다. 당시 금감원은 ‘손 회장이 평소 내부통제를 게을리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명확한 법률적 근거도 없이 자의적 판단으로 금감원이 칼을 휘둘렀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뿐만 아니라, 손 회장 측은 ‘문책경고’에 대한 가처분 신청과 함께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손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사실상 금감원의 결정에 무리가 있다고 법원이 판단한 셈이다.현제 행정소송 본안 소송이 진행중에 있다.

이번 금감원의 제재와 관련해서도 손 회장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도 법원은 손회장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이 법원의 판결과 상관없이 손 회장을 린치하듯 지쳐 포기하게 하려는 다분히 감정적인 대응이 아닌가 하는 비판적인 견해가 우세하다.

최근의 펀드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관련 제도를 다시 설계하고 정비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행태는 스스로의 감독기능을 잘못했다는 비판을 모면하기기 위해 모든 책임을 금융사 수장에게 떠 넘기는 모습이다. 금융사 CEO를 집중적으로 털어서 조그만 흠결이라도 보이면 부풀려서 마녀사냥하듯 몰아간다. 도대체 손 회장을 중징계해서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가. 손 회장의 명예를 추락시켜야 금융당국 위상이 올라가기라도 하는 듯이 몰아 세운다. 이는 금융당국이 예전처럼 관치 부작용의 망령을 다시 살아나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공분을 일으키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한편 우리은행은 2019년 2월 말부터 라임펀드 부실 우려를 인지하고서도 판매를 지속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객관적인 사실과 명백히 다를 뿐 아니라 악의적으로 편집 및 왜곡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입장문을 통해 이 같이 주장하고 "라임의 위법한 행태를 알면서도 상품을 출시하거나 판매한 사실이 없다"면서 "판매수수료를 이유로 잘못된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2019년 4월9일 당시 감독당국이나 언론 어디에서도 라임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한 적도 없다는 것은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또 "당시 라임펀드 부실을 알았다면 그것은 사기 행각을 벌인 라임이나 사기 공모자일 것"이라면서 "그러나 당행은 라임과의 어떠한 공모도 하지 않았으며 라임펀드 판매와 관련해 임직원들이 비리를 저지른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우리은행은 이어 “당행 역시 그 중대한 (라임펀드) 사기의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고객 피해보상에 앞장서고 있으며 실제로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한 고객들에게 투자금 원금 전액을 반환했다"면서 "이처럼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감수하고서 피해 회복에 열중하고 있는 가운데 판매수수료 때문에 라임펀드를 계속 팔았다는 언론보도는 너무나 악의적이라”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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