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논평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런던에서 한-EU FTA 최종 타결선언을 통해 자유무역의지 천명효과를 극대화하려 했던 우리 정부의 의도가 협상타결 실패로 무위로 돌아갔다. 한-EU FTA 타결을 통해 유럽과 미국을 연결하는 동아시아 FTA 중심국가가 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려했던 이번 시도가 무산된 것이다. 하지만 국익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밀고당겨야할 FTA 협상을 시간에 쫓겨가며 정치적으로 일괄 타결하려했던 시도 자체가 무리였다.

최종 결렬의 원인이 된 관세환급은 상품을 수출할 목적으로 원재료 및 중간재를 수입한 경우 이에 대한 관세를 돌려주는 제도로 중국 등 주변국에서 원부자재를 대부분 수입해 가공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당연히 인정받아야 할 제도다. 그러나 EU는 칠레 멕시코 등과 체결한 FTA에서 관세환급 금지를 관철시킨 전례가 있다. 시각차가 상당하다는 말이다. 이런 상태에서 한-EU FTA 일괄타결을 도모했다니 이렇게 무모할 수 있는가?

한-EU FTA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우리에게 이득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타격이 가장 우려되는 분야는 돼지고기와 낙농분야이다. 국내 농가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게다가 EU 의류제품에 부과하던 관세가 없어지면 명품브랜드 등 고가 의류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화학분야 특히 정밀화학에서의 우리 측 타격도 심각할 것이며 일반 기계류도 걱정이다. 결코 성급하게 타결을 서두를 일이 아니다. 피해산업을 최소화하면서 국익을 위한 최선의 방책을 모색하고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

협상에 대한 원칙도, 철학도, 국익을 위해 매진하는 정열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끈질김도 찾아보기 힘든 우리 정부를 바라보는 마음이 꼭 물가에 내놓은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심정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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