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탤런트 장자연의 죽음

 오랜 산고(産苦) 끝에 마지막 고통이자 대 환희의 절정기를 갓 맞았던 ‘신인 탤런트 장자연(25세, '꽃보다 남자'라는 KBS 2 T.V 드라마에 처녀 출연)’, 그녀는 긴 무명의 터널을 막 벗어나 연기자로서 꽃망울이 갓 터진 순간에 자신의 몸을 옥죄는 ‘거시기’로부터 벗어나고자 죽음이라는 삶의 극단을 선택했다. 지난 7일의 일이다.

 삶의 극단을 선택하기 수일 전 그녀가 자신의 전 매니저인 유모씨에게 남긴 자필 서명이 든 장문의 문서에 담긴 내용이 이 사실을 극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그녀는 이 문서의 끝을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 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2009.2.28 800125-2…”라고 맺고 있다. 그녀가 말한 ‘이 고통’이 바로 ‘거시기(술 접대와 잠자리 강요, 강금 및 구타 등)’다. 물론 이 문서 및 문서 내용의 진위 여부는 앞으로 제 3자에 의해 판명되어야 할 일이다.

 해당 문서의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사회는 그 동안 고인이 된 신인 연기자 장자연이 생전에 겪었을 거시기를 마치 연예계의 관행처럼 여겼고, 연예계라는 특성을 고려해 의례히 그러려니 하면서 일종의 통과의례로 간주하려는 경향 또한 있다.

 사실 몇 해 전 불거졌던 황모 신인 탤런트 환각 섹스 스캔들 역시 이런 범주에 들지 않을까한다. 하지만 이 사건 역시 우리사회는 애당초 해당 사건의 본질을 바라보려하기보다는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한 방향, 하지만 옳은 방향이 아닌 엉뚱한 방향에 초점을 맞추어 바라보았다. 즉 오로지 죽일 이은 황모 신인 탤런트였던 것이다.

 하기야 사회 내부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이 그러하듯, 이번 사건 역시 사실이라면 이 사건 역시 개인의 욕망과 그것을 역으로 이용하려는 또 다른 개인의 탐욕이 맞물려 있다. 이 점만은 그 어떤 이유로도 그 누구든 감히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아무튼 이번 신인 탤런트 장자연 자살 사건의 경우 경찰에 의해 재조사가 이루어지든 말든 간에 그녀는 마치 관행처럼 굳어져 있는 연예계의 삐뚤어진 실상에 대해 삶의 극단을 선택하는 최후의 방법으로 저항했다. 

 장자연 신인 탤런트의 자살, 이번 사건이 부른 유가족의 비통함과 슬픔을 어이 말로 다하랴 만은 우리 모두에게도 이번 일은 참으로 슬프고 가슴 아프다. 아무튼 극단적 선택을 통해 관행처럼 굳어버린, 연예계가 안고 있는 고질적 비리에 대한 그녀의 저항이 결코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아울러 마음을 다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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