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위원장, “인권이야 말로 국가의 품격을 결정한다”

유엔 총회가 세계인권선언을 채택한지 60주년이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탄생한 세계인권선언은 각종 국제조약과 선언의 모범이 되었고 많은 나라의 헌법과 법제정에 수용돼 인권신장의 큰 발판이 되었다.

10일 국가인권위원회는 W컨벤센 센터에서 기념식을 가지고 각 분야에서 인권보호 활동에 힘쓴 개인 8명과 7개 단체에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여했다.

개인부문에서 ‘한국인권행동’ 오완호 사무총장, ‘다시함께센터’ 조진경 대표, 국방부 김사균 공군 소령, 용인경찰서 오현우 경위, 광주지방경찰청 박주형 경사, 부산구치소 유상수 교위, 경상대학교 김중섭 교수, 충남교육청 윤석은 장학사가, 단체부문에서는 ‘장애인 차별금지 추진연대’, ‘참여와 평화로 가는 원주 시민연대’, ‘태화 샘솟는 집’, 부산해운대 경찰서, 육군본부 법무실, KBS ‘생방송 시사 투나잇’, KBS 보도본부 ‘정신장애인 인권’ 시리즈 제작팀이 선정되어 인권상이 수여됐다.

한편 인권위는 공정한 심사를 통해 결정한 후보를 행정안전부가 훈장 추천 대상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대한민국 인권상은 정치적 변화나 이념적 성향과 무관하게 우리 사회의 인권 향상을 위해 힘써온 사람들에게 주어져야 할 명예”라며 깊은 유감의 뜻을 표했다.

안경환 위원장은 기념사를 통해 유엔 인권이사회가 국가별 인권상황 보고서를 검토한 뒤 33개항에 걸친 권고안을 한국에 제시했다며, 국제인권기구가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기준과는 아직까지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평했다.

현 정부에 대해서도 “민주사회에서 법치와 인권은 어느 것이 우위에 서는 것이 아니라 자전거의 앞뒤 바퀴처럼 함께 달리는 것”이라며 “법치를 내세우면서 인권을 후순위로 미루는 것은 민주적 사회 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며, 그 자체로 인권의 후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이 경제력에 부응할 만큼 인권 분야에서도 꾸준한 신장이 있을 때,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것.

안 위원장은 “인권이야말로 미래 사회에서 국가의 품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라며 “인권위는 독립적 국가기관으로서 쓴 소리를 게을리 하지 않고,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하며, 국제적 인권기준의 국내적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각계각층과의 소통을 강화해 국민 속에서 사랑받는 기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기념식은 시각장애인 보컬그룹 Blue Ocean과 노래패 예쁜 아이들, LMB중창단, 땀띠 장애청소년 사물놀이 축하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졌다. 특히 15개국 15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세계인권선언 30개 조항을 낭독해 의미가 더해졌다.

인권위는 세계인권선언 60주년 기념을 맞아 ‣국제회의를 통해 다문화 사회에서 인권 보호 및 증진 ‣교육과학기술부와 공동으로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인권강사파견, 이동 인권자료실, 인권선언 도전 골든벨 등 인권캠페인 ‣스포츠분야 인권향상을 위한 국민 보고회 ‣전국100여개 도서관에서 인권영화 상영회개최 등 ‣ 세계인권선언 60만 읽기 캠페인 등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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