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룰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원전·항만건설 등 참여 요청

한국과 브라질은 19일 G20 재무장관회의 의장국단으로서 국제금융 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질서 재편과 세계경제 회복을 위해 긴밀히 협력키로 합의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저녁(현지시각 낮) 브라질리아에서 한-브라질 정상회담을 갖고 26개항의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양국 정상은 이날 양국관계가 정치, 통상·투자, 과학·기술,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확대·발전할 가능성에 대해 만족을 표하고, 2004년 11월 합의된 ‘21세기 공동번영을 위한 포괄적 협력관계’의 이행에 대한 양국 정부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양 정상은 특히 회담에서 국제금융위기를 신뢰 가능하고 지속 가능하며 정당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자주의적 접근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20과 관련, 양 정상은 모두 실물경제가 어렵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보호무역주의를 해서는 안 되며 수출을 다변화하고 내수를 늘려 실물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면서 트로이카 핵심국가로서 협력하기로 했다.

G20 재무장관회의 의장국단은 한국과 브라질, 영국 등 3개국으로, 내년 4월말 이전에 열리는 제2차 G20 금융정상회의의 의제 선정과 국제금융 재편안 마련 등의 준비작업을 하게 된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이 인프라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과 국제 경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브라질 내 개발사업 참여를 요청했고, 룰라 대통령은 한국기업의 브라질 시장 진출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고속철 사업과 항만준설사업, 조선 등 한국이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분야에서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이 2030년까지 추진하고 있는 원전 8기 건설 사업, 2010년까지 6000t급 구축함 4척 도입 등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고, 룰라 대통령은 한-브라질간 무역 역조를 지적하면서 브라질산 쇠고기 수입을 제안, 이들 사안을 놓고 상호간에 긍정 검토키로 했으며, 쇠고기 수입 여부를 놓고선 위생·검역 전문가들을 통한 검토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 룰라 대통령은 내년 10월 국방장관, 원전 관련 장관 등과 함께 한국을 방문, 후속조치를 협의키로 했다.

양 정상은 아울러 △바이오에탄올 및 저탄소 녹색성장 분야 기술협력 강화 △양국간 자원관련 협의채널 강화 △항공편 증설을 위한 내년중 항공회담 개최 △해외농업협력센터 상호 교환설치 △무역투자 진흥 및 산업협력 공동위원회 설치 등에 합의하고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와 함께 한국-메르코수르(MERCOSUR.남미공동시장)간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논의를 지속키로 했고,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과 생명공학, 사회간접자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간 관계의 확대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의 무역흑자 규모가 지역별로 가장 큰 곳이 중남미이고 가능성도 높은 시장”이라며 “브라질을 잡아야 남미를 잡을 수 있는 만큼 이번 브라질 방문은 교두보를 튼튼하게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뉴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