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 세계는 지금] GE와 듀폰의 녹색 전략

“환경은 돈이다 (Green is green). GE는 이 명제가 사실임을 계속 증명해가고 있다”
- 로레인 볼싱어 GE 에코매지네이션 총 책임자(2008년 한국방문 인터뷰 中)

녹색성장. 과연 녹색과 성장, 상반된 이미지를 가진 이 두 개념이 한 곳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환경은 정말 돈이 되는가? 사실 이 화두는 꽤나 오랜 역사를 가졌다. 그리고 솔직히 얘기하면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굳이 결론을 내보자면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가 정답이다.

실망스러운가? 아님 ‘녹색성장’을 옹호해야 하는 오늘의 주제에서 벗어났다고 생각되는가? 만일 이런 생각을 가진 당신이 기업인이라면 당신은 참된 비즈니스맨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녹색으로 성장을 이룰 수 있는가 하는 등의 질문은 비즈니스 입장에서 본다면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미시건대학교 경영대학원의 호프만 교수는 이런 식의 반문을 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혁신은 그냥 돈이 되던가? ‘무엇이 돈이 되는가?’는 우문이다. 우리가 자문해야 하는 단 한 가지 질문이 있다면 그것은 ‘어떻게 하면 돈이 되게 할 것인가?’이다”

여기 ‘어떻게(How)’를 더 많이 고민했기에 꾸준히 녹색성장하는 대표적 사례로 GE(General Electric)와 듀폰(DuPont)을 소개한다.


GE의 ‘친환경적 상상력’

서두에 말한 "Green is green"이란 영어 표현은 “환경은 돈이다”라는 의미이다. 앞의 Green은 자연환경을 뜻하는 녹색, 뒤의 green은 미화 1달러의 색깔이 녹색이라서 ‘돈’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GE의 에코매지네이션(친환경적 상상력)은 이 명제에 대한 굳건한 믿음에서 출발했다.

GE는 2003년부터 환경에 대한 기업의 책임과 역할을 고려한, 새로운 성장동력원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는 시장의 변화를 유심히 관찰하고 자신의 현재 사업부의 경쟁력을 살피는 한편 대표적인 환경단체인 지구자원연구소(World Resource Institute: WRI)의 도움을 받아 환경에 기여하면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전략방향을 찾아냈다. 그것이 바로 환경(ecology)과 상상력(imagination)이 결합된 GE만의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 전략이다.

GE의 에코매지네이션은 아주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4가지 목표를 담고 있다. 첫째, 청정기술에 대한 투자를 2010년까지 두 배까지 늘리고 둘째, 에코매지네이션 제품을 2010년까지 200억 달러 이상 팔며 셋째, 온난화가스를 2012년까지 1% 줄이고 넷째, 모든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것이다. 시장을 확대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그러면서 온난화방지에 기여한다는 아귀 잘 맞고, 그러하기에 실행가능하고 동기부여가 높은 전략이 시작된 것이다.

GE의 에코매지네이션은 말이 앞서는 장밋빛 미래 청사진이 아니라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으로 촘촘히 구성되어 있다. 외부 환경단체의 도움을 받아 에코매지네이션 제품 등록기준을 만들었고 ‘성능도 향상시키면서 환경에도 개선한 제품’은 에코매지네이션 자체 인증을 받는다. 그리고 GE는 자체 인증제품을 더 많이 팔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실천노력이 있었기에 2005년에 이미 GE는 재생가능에너지인 풍력발전 설비를 20억 달러나 팔수 있었고 에너지설비 분야에서 에코매지네이션 제품은 매년 180%이 넘는 매출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었다.

원재료 소비 줄여 주주 가치는 높이는 듀폰

또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기업, 듀폰이 있다. 듀폰의 새로운 전략은 ‘지속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이다. 듀폰은 2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기업임에도 늘 시대변화에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적응함으로써 장수하면서도 역동적인, 그리고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의 이미지를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 초창기 출발은 화약회사로 출발했는데, 1900대 초 중반 화학, 에너지회사로 변모하고 1990년대 이후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화학-생명공학 회사로 다시 탈바꿈하면서, 기업의 꾸준한 성장과 함께 지구환경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기업의 전략으로 삼게 된다. 그것이 바로 지속가능한 성장이다.

듀폰은 이미 1991년에 지구 온난화 예방을 위하여 ‘10년 내 온실가스 배출량 40% 저감’이란 목표를 설정했는데, 계획보다 훨씬 이전에 달성하게 되면서 1999년에는 다시 ‘10년 내 온실가스 배출량 65%저감’이라는 강화된 목표를 내 놓게 된다. 듀폰은 사업부 성과를 평가할 때 얼마나 적은 원재료를 사용하면서 주주가치를 높이는가를 중점적으로 본다. 재료를 적게 사용하는 것은 곧 환경이고 주주가치는 곧 성장이다. 모든 사업부가 이러한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환경과 성장(가치증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GE와 듀폰, 그들의 공통점은 환경을 단순한 환경보호로 바라보지 않고 기업성장의 원천으로 인식하며 전략적으로 접근했다는 점이다. 또, 녹색성장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 즉 어떻게(how to)에 집중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 방법과 결과는 지금 '녹색성장 선순환 고리 (green-growth virtuous circle)'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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