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가 정경심(58) 동양대 교수의 사모펀드 관련 혐의에 대해 법정증언을 하면서 수차례 "기억나지 않는다"며 답변을 회피했다가 재판장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는 11일 정 교수 사건에 대한 속행 공판을 열어 조범동(37) 씨의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조씨가 검찰의 신문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반복해서 답하자, 재판장은 "증인은 증언 거부권이 있지만, 기억하는 것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 객관적 사실에 어긋나 위증"이라고 지적했다.

재판장은 또 "왜 이렇게 습관적으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느냐"며 "증언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자유지만, 거짓말하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은 조씨가 정 교수의 횡령 혐의에 대해 증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검찰은 정 교수가 2017년 총 10억원을 투자하는 대가로 조씨가 실질적으로 설립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컨설팅 용역료 등 명목으로 총 1억5천795만원을 받아 횡령했다고 보고 있다.

10억원의 투자금 가운데 5억원은 정 교수가 2015년에 이미 투자한 금액을 재투자한 것이고, 나머지 5억원은 2017년 추가로 투자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이 첫 투자금을 받은 후 총 5천900만원을 2차례에 걸쳐 정 교수 측에 송금한 기록과 관련해 돈을 보낸 이유를 캐묻자, 조씨는 잇달아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재판장의 지적을 받은 것이다.

조씨는 이후 다른 질문에 대답하려다가 앞서 지적받았던 것을 의식한 듯 머뭇거리면서 "죄송하지만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인 조씨는 정 교수의 사모펀드 관련 의혹의 핵심 공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에 취임하자 공직자 윤리 규정상 직접 투자할 수 없게 된 정 교수가 코링크PE를 통해 차명으로 투자했다고 보고 있다.

조씨가 코링크PE를 설립해 운영하며 정 교수의 차명 투자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를 도왔으며, 회삿돈을 횡령해 정 교수에게 건넸다는 것이 검찰의 결론이다.

반면 정 교수는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았을 뿐 조씨와 코링크PE의 관계도 몰랐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조씨도 자신의 재판에서 이 같은 취지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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