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준 법무.검찰개혁위원장.

[뉴스데일리]검찰 인사에서 특수·공안·기획 분야가 주요 보직을 독점하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검사장 등 기관장 임용 때 형사·공판부 경력자를 우대할 필요가 있다는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권고가 나왔다.

피라미드식 승진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법원과 유사한 '순환보직제'를 도입하고 기관장을 지낸 검사도 임기를 마친 후 다시 일선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라고도 촉구했다.

위원회는 1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검찰권의 공정한 행사를 위한 검사 인사제도 개혁'에 대해 심의·의결하고, 18차 권고안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검찰의 중심을 형사·공판부로 이동하기 위해 검사장과 지청장(차장검사가 있는 지청)에 전체 검찰 내 분야별 검사 비중을 반영해 형사·공판부 경력 검사를 5분의 3 이상 임용하라고 권고했다.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등 전문 부서 관리자를 임용할 때는 해당 분야에 대한 경력과 전문 지식 등을 갖출 것을 요구하는 '경력 요건'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위원회는 또한 전국 검찰청의 형사·공판부장과 대검찰청 형사부·공판송무부 과장은 형사·공판부에서 재직기간의 최소 3분의 2 이상 형사사건을 처리한 경력이 있어야 맡을 수 있게 하도록 권고했다.

이와 함께 형사·공판부를 감독하는 지검·지청 1차장검사도 형사·공판부장 보임 요건을 갖춘 검사를 임용할 것을 권고했다. 위원회는 또 중장기적으로 검찰청법상 검사 직급 일원화의 취지를 실현할 수 있도록 관리자 보직에 대한 승진 개념을 폐지하고 순환보직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장 임기를 마친 판사가 재판부로 복귀해 재판 업무를 이어나가는 법원처럼 검찰 역시 기관장 임기가 끝난 후 수사·공소 유지 등 일선 업무로 복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혁위는 이를 위해 이를 위해 검사장 및 지청장(부장검사가 있는 지청 이상) 등 기관장은 전보인사 없이 해당 지역에 일정 기간 근무한 검사 중 임기제로 임명하고, 임기 후에는 다시 검사로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기관장 순환보직제를' 도입하라고 권고했다.

차장검사, 부장검사 등 기관 내 관리자 보직 역시 소속 검사 중에서 순환 직제로 운영하고, 보직권은 기관장에게 위임하라고 촉구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순환보직제가 도입되면 승진을 위한 과도한 경쟁도 줄어들어 수사 업무의 효율성과 독립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원회는 이번 권고안을 "차기 검사 인사부터 즉시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검찰 정기인사는 오는 7월 말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위원회는 또 형사부 전문검사 시스템을 마련하고, 소년·지적재산권·조세·식품의약범죄 등 전문 전담 부서를 추가로 신설해 필수 전담 기간(2년 이상)을 설정하도록 했다.

위원회는 검사의 전보 인사도 최소화하고, 지방 근무를 희망할 경우 기간 제한 없이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제도를 우선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권역 안에서만 전보인사하는 권역검사제 도입도 권고했다.

검찰인사위원회 회의를 월 1회 등 정례화해 검사 신규 임용과 검사장 보직에 대해 실질적인 심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도 권고안에 포함됐다.

위원회는 인사위의 독립성과 공정을 위해 외부인사를 2명 이상 추가하고 위원 임기를 2년으로 늘릴 것도 권고했다. 위원 구성 변경을 위해 검찰청법 등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밖에 ▲ 복무평정 주기 1년으로 연장과 평정 단계별 의무 비율 폐지 ▲ 복무평정 결과 전면적 고지 및 이의신청제도 신설 ▲ 경력검사 단독검사제 도입 및 직급 승진제도 폐지 등도 권고했다.

위원회는 "검사가 기수와 관계없이 관리자 또는 전문가로서 각자의 역할을 하는 수평적인 구조로 재구성돼야 조직 내·외부 영향에서 벗어나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이번 권고에 대해 "법무부도 검사 인사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지속해서 개선을 추진해왔다"며 "향후에도 권고안 등을 참고해 추가 개선 방안을 검토·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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