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법원이 교회 목사가 교회에서 받은 퇴직 선교비는 용역의 대가가 아닌 사례금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성용 부장판사)는 목사 A씨가 관악세무서를 상대로 “9,700만원 상당의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1981년부터 서울 관악구 한 교회에서 담임목사 등으로 재직했다. 그는 2011년 퇴직을 앞두고 교회로부터 퇴직 선교비 명목으로 총 12억원을 받기로 했다. 교회는 A씨에게 그해 5억6,000여만원을, 이듬해인 2012년에 6억4,000여만원을 지급해 총 12억원의 퇴직 선교비를 지급했다.

약 6년이 지난 2018년5월 관악세무서는 A씨에게 2012년 귀속 종합소득세 약 1억1,100만원을 납부하라고 통지했다. 관악세무서는 2013년 이전에 적용되는 구 소득세법에 따라 퇴직 선교비를 ‘인적용역을 일시적으로 제공하고 받는 대가’인 것으로 판단했다.

처분에 불복한 A씨는 국세청에 심사를 청구했고, 국세청은 A씨의 청구를 일부 인용해 부과된 세액을 일부 감액해 9,700여만원을 납부하라고 했다. 이에 A씨는 자신에게 부과된 세금이 부당하다며 법원을 찾았다. A씨는 교회로부터 받은 12억원이 ‘인적 용역을 일시적으로 제공하고 받은 대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2018년 1월1일부터 시행된 종교인 과세가 자신에게 소급적용된 것은 위법이라는 주장도 했다. 이에 세무서 측은 “지급된 돈은 A씨가 교회에서 31년가량 목회 활동을 하고 받은 것이므로, 이는 구 소득세법상 ‘인적 용역’에 따른 대가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또 “1차 지급금이 A씨에게 2011년 12월 지급됐으나, 최종 지급 여부는 2012년 7월 당회에서 확정됐으므로 권리확정주의에 따라 1차 지급금의 수입 시기는 2011년이 아닌 2012년으로 봐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해당 지급금은 A씨가 장기간 교회에 재직하면서 교회의 유지·발전에 공헌한 데에 대한 보상의 의미로 지급된 것”이라며 “지급금은 인적 용역의 대가가 아닌 사례금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1차 지급금의 귀속연도는 구 소득세법에 따라 지급받은 날이 속한 2011년으로 봐야 한다”며 “1차 지급금 부분에 대한 과세는 위법하고, 2차 지급금에 대한 과세 역시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정당한 세액을 산출할 수 없어 과세 처분 전부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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