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오는 2월 고위법관 정기인사에서 ‘엘리트 판사’로 꼽히는 주요 판사들이 연달아 법복을 벗었다.

31일 대법원은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 고위법관의 정기인사를 단행하고 김광태(사법연수원 15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대전고등법원장에, 황병하(15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광주고등법원장에 임명했다. 이어 이승영(15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특허법원장에 선임하고 배기열(17기)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를 서울행정법원장에 임명했다. 

일선 법관들이 법원장을 추천하는 법원장 추천제를 통해 윤태식(24기) 서울동부지방법원장과 최병준(18기) 대전지방법원장이 각각 임명됐다. 법원장 추천제는 김 대법원장이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지난 2018년 시범 도입한 제도 중 하나다.  

대법원 관계자는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사법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는 인사를 단행했다”며 “앞서 2012년 도입된 법원장 순환보직제에 따라 현직 법원장 5명이 고등법원 재판부로 복귀하는 등 법관 인사의 공정성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 김 대법원장의 사법개혁을 지지해온 고위법관까지 잇따라 사표를 냈다. 당장 조해현(14기) 대전고등법원장이 사직한 데 이어 김기정(16기) 서울서부지방법원장과 한승(17기) 전주지방법원장도 법복을 벗는다. 뒤따라 이정석(22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김정운(24기) 서울서부지법 수석부장판사, 정재헌(29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이한일 법원행정처 기획총괄심의관(28기), 이은상(32기) 서울고법 판사도 사표를 던졌다.

김 법원장은 대법원 재판연구원을 지낸 법원 내 엘리트 판사로 꼽힌다. 한 법원장과 이 부장판사도 매번 대법관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법원 내에서 신망을 받아왔다. 김 법원장은 기업의 분식회계를 부실 감사한 회계사들을 상대로 첫 실형을 판결해 주목받았다. 한승 법원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일제고사 거부로 해임된 교사의 해임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대법원은 퇴직 판사 규모로 봤을 때 예년 수준과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앞서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사직한 최기상(25기)·이수진(31기)·장동혁 (33기) 판사까지 포함하면 올 들어 법원을 떠나겠다고 사표를 낸 판사는 31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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