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

[뉴스데일리]법원이 지난해 개천절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에서 불법·폭력 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목사의 구속영장을 2일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인 전 목사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나 구속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라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송 부장판사는 "이 사건 집회의 진행 경과와 집회의 방법 및 태양(態樣·모양 혹은 형태), 집회 현장에서 전 목사가 구체적으로 (불법 행위를) 지시하고 관여한 정도, 수사 경과 및 증거 수집 정도를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송 부장판사는 범투본 소속으로 같은 혐의를 받는 한기총 대변인 이은재 목사의 구속영장도 동일한 이유로 기각했다.

전 목사 등은 지난해 10월 3일 개천절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보수 단체의 집회에서 불법 행위를 주도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공무집행방해)를 받는다.

당시 집회에서는 탈북민 단체 회원을 비롯한 일부 참가자가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려다 이를 저지하는 경찰관을 폭행하고 차단선을 무너뜨리는 등 폭력을 행사해 40여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전 목사 등이 '순국결사대'라는 이름의 조직을 구성해 청와대 진입을 준비하는 등 불법 행위를 사전에 계획하고 주도했다고 보고, 지난달 26일 이들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전 목사는 "우리(범투본)는 비폭력으로 집회를 한다"며 혐의 전반을 부인해왔다.

전 목사 등이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전 목사의 지지자와 교인 수십명은 경찰서 앞에 모여 이들의 구속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전 목사는 이와 별도로 내란 선동과 기부금품법·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도 고발된 상태다.

경찰은 전 목사 측이 관계기관에 신고하지 않고 후원금을 모집해 기부금품법을 위반했는지 수사중이며, 이 과정에서 모금액 일부가 주택 임대차 계약에 쓰인 정황 등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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