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양곡 구매대금 50억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뒤 외국으로 달아난 50대 한국인 여성을 약 1년 만에 검거해 국내로 압송했다.

경찰청은 홍콩에서 검거된 조모(57) 씨를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에서 식품 유통 투자사를 운영하던 조씨는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서울 강남의 한 대부업체로부터 양곡 구매 명목으로 50억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조씨는 대출금으로 양곡을 구매해 보관하고 있는 것처럼 꾸몄으나 실제 조씨가 구매한 양곡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경찰 수사를 피해 지난해 9월 홍콩으로 달아났으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총 7건의 수배가 내려졌다.

홍콩에서 도피 생활을 이어가던 조씨는 다시 필리핀으로 도피하려다 덜미를 잡혔다.

한국 경찰청은 전날 오후 10시25분께 필리핀 이민청으로부터 인터폴 적색수배자가 세부 공항에 나타났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필리핀 현지 경찰주재관과 코리안데스크가 곧장 공항으로 이동해 구류 상태에 있던 조씨를 면담해 한국행 비행기를 타도록 설득에 나섰다.

필리핀에서는 적색수배로 입국이 거절되면 출발지 공항으로 되돌려보내는 것이 원칙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조씨가 출발지인 홍콩으로 되돌아간다 해도 다시 홍콩에서 적색수배로 입국이 거부되는 '핑퐁'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설득했다.

설득 끝에 조씨는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했으며 공항경찰단은 이날 오전 8시께 한국에 도착한 조씨를 검거해 수배 관서인 서울 마포경찰서로 인계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각국 사법당국과 공조를 통해 도피 사범들의 제3국 재도피를 막고 국내 송환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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