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경찰이 프로축구 대전시티즌 선수 부정선발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김종천 (51·더불어민주당) 대전시의회 의장을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9시 10쯤 대전지방경찰청 1층 로비로 들어서면서 “좋은 선수가 있어서 추천한 것뿐이다.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한 뒤 지능범죄수사대로 올라갔다. 김 의장은 고종수(41) 전 대전시티즌 감독에게 지인의 아들이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도록 추천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 신분인 김 의장을 상대로 지인의 아들을 고 전 감독에게 추천한 경위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현역 육군 A중령의 부탁을 고 감독과 선수선발을 맡은 심사위원 등에게 압력을 행사했는지도 수사의 핵심이다.

A중령으로부터 “(김 의장에게)물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대가성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다. 김 의장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쟁점이기 때문이다. 김 의장의 추천을 받은 현역 중령의 아들은 대전시티즌 선수 선발 2차 테스트를 통과한 15명에 포함됐다.

김 의장은 물품(양주·시계)을 주고받은 사실도 시인했다. 하지만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의 부탁을 받은 것으로 대가성은 없고 물품을 자신이 직접 받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찰은 김 의장 수행비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A중령과 수차례 통화하고 문자를 주고받은 이유 등에 대해 조사했다. 수행비서는 경찰에서 “부탁이나 청탁은 없었다. 단순한 안부 전화를 주고받았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A 중령과 수행비서가 청탁이 아니고는 전화할 사이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필요할 경우 김 의장과 A 중령 간 대질조사도 검토 중이다. 조사 과정에서 물품을 주고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뇌물수수 혐의도 추가할 수 있다는 게 경찰 입장이다.

김 의장은 대전시 산하기관인 대전시티즌 예산 편성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경찰은 이런 점 등으로 미뤄 김 의장이 선수를 추천한 게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고종수 감독과 김호 전 대전시티즌 대표, 구단 관계자, 선수 부모 등 10여 명을 불러 조사했다. 고 감독은 3차례에 걸친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김 의장을 조사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대전시티즌은 지난 21일 이번 사건과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고 감독을 경질했다.

한편 대전시는 자체감사를 거쳐 지난 1월 대전시티즌 선수 선발 과정에서 채점표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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