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초등학생이 물속에 잠겨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부산의 한 특급호텔 실내수영장 사고와 관련해 안전관리가 부실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 해운대경찰서(서장 김광호)와 수상 인명구조 전문가에 따르면 '체육시설의 설치 이용에 관한 법률'에 수영장 규모가 400㎡ 이상일 경우 2명 이상의 안전요원이 반드시 배치돼야 한다.

수상안전요원은 수상레저안전법에 따라 관련 교육을 마치고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경찰은 사고 당시 그랜드호텔 수영장에 안전관리요원이 1명뿐이었던 것으로 잠정 확인했다.

그랜드호텔 측은 안전관리를 전담하는 직원 1명에 안전관리 요원 자격증이 있는 겸임 수영강사 1명이 사고 당시 있어 법의 요건을 갖췄다고 주장하지만, 경찰은 이 경우 안전관리위원을 1명으로 봐야 한다며 법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수상인명구조교육협회 울산지부 심재광 지부장은 "2017년 이전에는 묵시적으로 강사가 안전요원을 겸임해도 되는 것처럼 해석이 됐지만, 지난해 법제처에서 강사가 안전요원을 겸임할 수 없다고 유권해석을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런 해석대로라면 해당 초등학생은 호텔 측의 부실 감독하에 사고를 당한 것이다.

경찰은 사고가 난 유아 풀장 속 철재 계단이 바닥에서 15㎝가량 떠 있고, 벽과는 6㎝ 공간이 있다고 밝혔다.

사고는 초등생의 팔이 벽과 계단 사이 6㎝ 공간에 끼어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공간이 좁지만, 어린이 팔이 들어간다"면서 "팔이 끼면 바닥 쪽으로 팔을 내려 빼면 빠지지만 사고가 난 순간 대처가 어려웠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수영장은 수심이 70㎝ 정도로 보통 초등학생의 배와 가슴 사이 높이 정도에 불과하다.

경찰은 "법률 검토가 끝나면 본격 수사해 안전관리 부분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오후 5시 17분께 해운대 그랜드호텔 실내수영장 유아 풀장에서 A(13·초등 6년) 군 왼쪽 팔이 철제계단 사이에 낀 채 물속에 잠겨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됐다.

수영장 이용객이 A군을 발견해 안전관리요원과 함께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옮겼지만, 현재까지 의식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6개월 전부터 해당 수영장에서 강습을 받아온 A군은 이날도 강습을 마친 뒤 유아 풀장에서 자유 수영을 하다 사고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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