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경찰이 자신의 정신과 진료를 담당한 의사를 흉기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박모(30)씨를 구속했다.

2일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박씨의 살인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판사는 "범죄가 소명되고 구속사유와 필요성 인정된다"며 발부 사유를 밝혔다.

박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44분께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진료 상담 중이던 임세원(47)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가슴 부위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 교수는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곧바로 수술을 받았으나 흉부를 크게 다친 탓에 같은 날 오후 7시30분께 결국 숨졌다.

간호사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박씨를 긴급 체포했다.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은 시인했으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줄곧 횡설수설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조울증 환자로 수년 전 임씨에게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일 박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도 같은 날 영장을 청구했다.

2일 오후 2시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박씨는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앞서 오후 1시29분께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면서도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대답을 하지 않고 호송차에 몸을 실었다.

한편 임 교수는 정신건강의학 분야 전문가로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 등에 대한 논문 100여 편을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하고 관련 치료 프로그램 개발에도 힘쓴 인물이다.

그는 2011년 한국형 표준 자살 예방 교육프로그램인 '보고 듣고 말하기(보듣말)'를 개발했고, 2016년에는 자신의 우울증 극복기인 책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임 교수는 당시 박씨가 위협을 가하자 복도로 대피하면서 간호사들에게 "도망쳐" "112 신고해"라고 이야기했다. 또 도망치는 와중에도 멈춰 서서 간호사 쪽을 바라보며 제대로 대피했는지 여부를 살피는 모습이 CCTV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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