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장관실을 나서고 있다.

[뉴스데일리]퇴임을 앞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퇴임해 평범한 소시민으로 돌아가 유쾌한 반란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부총리로서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열어 1년 6개월간 임기에 대한 소회와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김 부총리는 "떠나는 날까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예산안·세법 국회 통과와 같은 일이 주어진 것에 영광스럽다"며 "군인이 전쟁터에서 죽는 것을 가장 영예로운 일로 생각하는 것처럼 떠나는 날까지 할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어 복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 동안 60회에 달하는 현장 방문을 하며 들었던 현장의 목소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예산 국회 심의 마지막 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손뼉을 쳐준 일, 미국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해외 인사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대외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했던 점도 기억에 남는 일로 꼽았다.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을 의제로 설정한 일, 한중 통화스와프나 환율협상 등 대외 변수에 적절히 대처했던 일, 구조조정 문제를 나름대로 깔끔히 마무리했던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어진 일에 따라가며 일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하고 싶은 일을 소신껏 했기에 늘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며 일했다"며 "오늘 아침에는 대통령께서 예산안과 세법 개정안 통과와 같은 기재부의 노력에 대해 떡을 보내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고 소개했다.

김 부총리는 취임을 앞둔 홍남기 후보자에 대해서는 "경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는 정부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정치권·기업·언론 등 경제주체 모두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 토대가 닦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성과를 내는 데 많은 도움이 있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다만 소득주도성장·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정책 등에 충고를 해달라는 요청에는 "떠나는 마당에 조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홍 후보자를 비롯한 2기팀이 책임지고 잘 할 수 있도록 저는 바깥에서 성원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홍 후보자는 추진력이나 일에 대한 헌신 등에서 장점이 있는 분이기 때문에 1기팀에서 마련한 경제 패러다임 전환 토대를 잘 추진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기대했다.

김 부총리는 퇴임 후 행보에 대해서는 "평범한 소시민으로 돌아가며 특별히 계획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유한국당 영입설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이 물었지만 분명히 말하는 것은 제가 문재인 정부의 초대 부총리라는 점"이라며 "제 자유와 빈공간에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겠다"고 간접적으로 선을 그었다.

이임사에서 말한 '인생의 또 다른 유쾌한 반란을 향해 가겠다'와 관련해서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 그동안 형성된 자신의 틀, 사회 문제 등 세 측면에서 스스로 만드는 변화가 유쾌한 반란"이라며 "특정한 실체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며 그동안 해왔던 이러한 노력을 꾸준히 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부총리는 이임식을 하지 않는 대신 정부청사를 돌며 직원들에게 퇴임 인사를 하며 1년 6개월 동안의 부총리, 34년 동안 공직생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퇴임 직후에는 백혈병으로 유명을 달리한 장남의 묘소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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