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경찰이 중국 등 외국에서 걸려온 전화를 '010'번호로 조작한 뒤 이를 보이스피싱 사기에 이용한 일당을 검거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서장 오부영)는 국내에서 중계소를 운영하며 수억대 보이스피싱 사기행각을 저지른 일당 21명을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이중 김 모(40) 씨 등 13명은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남부지검은 구속된 13명 가운데 먼저 검거된 8명을 재판에 넘겼고, 비교적 최근에 붙잡힌 5명은 추가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오피스텔 등 일반 주택가에 '중계소'를 차리고, 이곳에 '심 박스'(SIM Box)로 불리는 전화 중계기를 설치했다.

심 박스는 한 대당 국내 휴대전화의 유심칩을 최대 256개까지 꽂을 수 있게 설계됐다. 중국 등 해외에서 건 전화도 이 중계기를 거치면 '010'으로 시작하는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변조됐다. 당연히 국내 인증을 받지 않은 불법 장비였다.

경찰은 해외에서 걸려온 보이스피싱 국제전화가 010 번호로 변조돼 피해자에게 걸려왔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이를 역추적해 올해 5월28일 심박스가 다수 설치된 중계소를 처음 적발했다.

경찰은 최근까지 수사를 진행하면서 중계소 20곳을 찾아내 심박스 75대와 유심 2천886개를 압수했다.

많게는 중계소 한 곳에 심박스 5대가 설치된 곳도 있었다.

이들 일당은 이 장비를 이용해 피해자 A씨에게서 4천만원을 뜯어내는 등 총 2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해외 체류 중인 A씨의 지시를 받고 중계소를 운영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의 행적을 쫓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금액만 2억원 수준"이라며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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