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

[뉴스데일리]민갑룡 경찰청장이 최근 경찰 수뇌부 인사에서 불거진 항명 파동에 "안타깝지만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민 청장은 3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본청에서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규모 조직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생기는 일로, (인사 방식의) 개선방향을 강구하겠지만 큰 틀은 지켜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 청장은 "그분의 입장에서 보면 안타깝지만 경찰은 굉장히 대규모에 다원적으로 구성돼 있어 균형인사가 기본 방향"이라며 "경찰의 입직별, 지역별, 기능별 균형인사는 오래된 관례"라고 말했다.


이어 민 청장은 "승진할 수 있는 그런 역량을 갖추신 분이 승진할 수 없는 것은 저로서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이번 항명 사태와 관련 청와대에서도 특별한 입장을 전달받은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송무빈 서울지방경찰청 경비부장(경무관)은 지난달 29일 경찰 지휘부 인사가 발표 되자 인사가 불공정하다며 정면 반박해 파문을 일으켰다. 현직 경찰 지휘부가 인사 발표 당일 공개 반발한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다.

송 부장은 "전임 경비부장들은 1~2년 내에 전부 승진했는데 서울청 경비부장으로 3년을 근무하고도 치안감 승진에서 배제됐다"며 "인사 원칙과 기준이 타당한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지난달 28일 김명수 대법원장 출근 차량에 70대 남성이 화염병을 던진 사건에는 경비 강화 방안을 밝혔다. 경찰은 대법원장의 경호를 맡고 있다.

민 청장은 "법원 주변에서 굉장히 갈등에 관련된 사건이 많은데 이런 위험에 대비해 대법관이나 주요 재판을 맡은 법관은 신변보호 조치 핫라인을 구축할 것"이라며 "대법원과 다른 법원 주변의 경비태세를 강화하는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KT 아현지사 화재로 발생한 112신고 시스템 먹통 현상에도 대비책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당시 화재로 일부 경찰서의 112신고 유선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무선망 등을 활용하며 신고를 처리했다.

민 청장은 "경찰 112신고 시스템은 다행히 우회할 수 있는 장치들이 있어서 신고는 문제 없이 처리했다"면서도 "이번에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새롭게 각성해 한쪽이 다운되면 다른 한쪽은 가동되는 이중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내년부터 소방과 경찰 등 국가적 차원에서 마련되는 '재난안전통신망 사업'에서 이 같은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청와대 특별감찰반(특감반)과 관련해서는 경찰의 비위 사실이 현재까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 청장은 "(청와대 파견 근무에서) 원대 복귀한 경찰들의 관련 인사담당 부서에서 통지를 받았는데 경찰 관련 비위는 없다고 보고했다"며 "검찰 쪽에서 조사하는 부분에서 경찰 관련 부분이 나오면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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