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서울경찰청장.

[뉴스데일리]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에서 이임식을 하고 퇴임했다.

이 청장은 경찰 6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임식에서 "저는 떠나지만, 아직도 우리 경찰에겐 가야 할 길이 남아 있다"며 "먼저, 신뢰받는 경찰을 향한 노력을 계속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청장은 "경찰의 권위와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며,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고 믿음과 지지를 얻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사구조개혁, 자치경찰제 도입 등 우리가 마주한 개혁과 변화의 시기를 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서울경찰 한 사람, 한 사람이 변화를 이끄는 주역이라는 책임감을 가슴에 품고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역할에 충실히 임한다면, 꿈은 이뤄지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저서 '행복론'에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파리 경시청장일 것이다. 늘 생각지도 못한 일이 터지지만, 그 속에서 삶의 에너지가 솟아나며 매일 수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라며 "저 역시 파리 경시청장과 같은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청장은 또 "서울경찰청장으로 근무한 지난 1년은 '시민을 위해, 시민과 함께, 신뢰받는 서울경찰'을 만들기 위해 여러분과 동고동락해 온 가장 보람 있고 행복한 여정이었다"며 "34년 전 제가 경찰 생활을 시작한 이곳 서울에서 서울경찰청장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된 것은 경찰관으로서 커다란 축복"이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제가 영예롭게 이 자리를 마무리 할 수 있는 것은 급박한 범죄현장에서, 힘겨운 집회상황에서, 먼지 자욱한 도로 한가운데에서, 여러분들이 흘려주신 값진 땀방울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이 청장은 박노해의 '진실'과 용혜원의 '누군가 행복할 수 있다면' 등 심정을 대변하는 시(詩) 두 편을 낭독해 눈길을 끌었다.

경찰대 1기 출신인 이 서울청장은 경찰청 정보2과장과 외사정보과장, 정보심의관, 외사국장을 역임했고, 미국 뉴욕 주재관도 거쳤다. 참여정부 초기인 2003∼2004년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서울경찰청장으로 재직하는 중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부실수사 논란이 일며 사퇴 압박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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