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과 엽기행각으로 물의를 빚어 구속돼 경찰 조사를 받아온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16일 오전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뉴스데일리]경찰이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46)에게 폭행과 음란물 유포 등 총 10개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양 회장이 최초 제보자 외에도 다른 직원들을 폭행하고 지속적으로 괴롭힌 사실과 디지털 장의사 업체를 실소유 해 이른바 '웹하드 카르텔'을 공고히 했다는 점도 이번 수사결과 드러났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 수사 전담팀은 직원 폭행과 음란물 유포 혐의를 받는 양 회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양 회장을 포함해 웹하드 업체 대표 등 웹하드 카르텔 관련자 81명, 마약 복용과 동물 학대 혐의를 받는 10명 등 관련자 총 91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 가운데 웹하드·필터링·콘텐츠 제공 업체 대표 등 관계자 19명, 헤비업로더 61명 등 총 80명은 곧 추가 송치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이 밝힌 양 회장의 혐의는 ▲음란물 유포 ▲음란물 유포 방조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방조▲저작권법위반방조 ▲업무상 횡령 ▲강요 ▲ 상습 폭행 ▲대마 수수·흡입 ▲동물학대 ▲총포·도검·화약류 미허가 소지 등 총 10개다.

양 회장은 2003년 위디스크, 2007년 파일노리를 설립하고 2008년에는 웹하드의 불법 음란정보를 필터링하는 업체를 인수한 뒤 명목상 대표이사 3인을 선임해 회사의 관리업무를 맡겼다.

그러나 여전히 실소유주는 양 회장이었다. 경찰이 관련자 진술과 통화내역·금융거래 등을 확인한 결과 양 회장은 회사의 중요정책·자금관리 등을 직접 통제해왔다.

양 회장은 2013년부터 올해 9월까지 2개 웹하드의 '자료요청' 게시판을 운영하며 헤비업로더들과 공모해 불법음란물 총 5만2500여건을 유포해 약 70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이중 불법으로 촬영된 일반인의 성적 영상물 100여건도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 양 회장은 헤비업로더를 보호하기 위해 게시물이 음란물인지 알 수 없도록 '스크린샷'(대표 사진)만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적발될 경우 ID(아이디)를 변경해 사용하도록 권유했다. 헤비업로더는 '우수회원'으로 선정해 아이템을 지급하고 수익을 일반 회원과 다르게 차등 지급했다. 준회원은 5%의 수수료를 받는다면 우수회원은 15~18%의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그 결과 헤비업로더들은 많게는 2억1000만원에서 적게는 3700만원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 양진호 범죄 개요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양 회장이 2008년 인수한 필터링 업체(디지털 장의 업체)도 명목상 사장은 따로 있었지만 실소유주는 양 회장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웹하드 업체와 같은 사무실을 사용한 점과 양 회장이 회계를 챙긴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필터링 업체는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에 유통되는 음란물의 DNA필터링(동영상이 변형·편집돼도 차단 가능한 기술)을 하지 않았고, 방심위에서 받는 유해영상 해시값(파일 특성을 나타내는 고유번호) 외에도 자체 필터링을 통한 유해 해시값을 적극적으로 수집하지 않아 음란물이 유포되도록 방치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2개 웹하드가 올린 매출은 위디스크 346억원, 파일노리 208억원에 달했다.

경찰은 양 회장 소유 웹하드 업체 등 9곳과 헤비업로더 5명을 국세청에 통보해 세무조사를 의뢰했다.

또 언론에 알려진 양 회장의 직원 상대 폭행·강요 혐의는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 경찰은 600여명의 회사 직원과 관련자를 조사해 전직 직원 3명을 3회에 걸쳐 폭행한 사실, 2015년 10월 강원도 홍천의 연수원에서 직원 7명과 함께 대마초를 흡연한 사실을 확인했다.

전·현직 직원 6명을 상대로 사무실에서 강제로 무릎을 꿇게 하거나 생마늘을 먹이고, 머리염색을 강요한 사실과 2016년 가을쯤 강원도 홍천 소재 연수원에서 직원 2명과 함께 허가받지 않은 도검과 활로 살아있는 닭을 잔인하게 죽인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양 회장이 법인 계좌에서 2억8000만원을 출금해 고액의 미술품을 구입하는 등 업무상 횡령도 확인돼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양진호가 일부 진술을 거부하거나 부인하고 있는 다른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며 "수사가 마무리가 된 것이 아닌 만큼, 추가 제기된 의혹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경찰은 또 다른 웹하드 업체들도 계속 수사하고 있다. 인터넷에 불법촬영물 등 음란물을 유포한 피의자 166명에 대해서도 조사 후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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