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또 다시 1000억원대 적자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공시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정확히 1463억원이다. 이로써 MC사업본부는 1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동안의 영업손실을 다 합치면 무려 2조6331억원. 최근 출시된 V40(104만9400원)를 250만대 하고도 9148대를 더 팔아야 벌 수 있는 돈이다.MC사업본부의 악몽은 G4가 출시된 2015년 2분기부터 시작됐다. 제품 품질과 사후 지원을 외면하고 마케팅에 집중한 결과였다.

특히 G4·V10의 무한부팅(스마트폰이 꺼지고 켜지기를 반복하는 오류)에 대한 잘못된 대처 방식이 큰 화를 불렀다.

LG전자는 원인 규명과 사과 없이 하드웨어 교체로 상황을 해결하려 했고, 이는 소비자 불신으로 이어졌다. 또 출시 2년도 채 되지 않은 G4·V10에 OS 업그레이드 불가 방침을 통보하면서 불신을 키웠다. 소비자가 반발하자 그때서야 결정을 번복했다.

영업손실 2조6331억원. MC사업본부가 한 회사였다고 가정하면 진즉 문 닫았을 법한 규모다. LG전자는 왜 스마트폰을 포기하지 못할까. 전문가들은 5G 시대 스마트폰 산업의 재도약 가능성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3Gㆍ4G 통신기술이 휴대폰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듯, 5G도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5G·사물인터넷(IoT) 시대 타 산업과의 유기적 융합 가능성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예를 들어 5G 스마트폰은 자율주행차의 부품으로 탑재될 것이 분명하다. 스마트폰은 자율주행을 보조하고 인공지능(AI) 비서를 활용한 정보처리 역할을 맡는다.

자율주행차 진단ㆍ제어ㆍ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스마트폰이 내비게이션ㆍ음악재생 등 차 안에서 단순 기능만 하는 지금과는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MC사업본부의 적자폭은 줄어드는 추세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의 수장을 '마케팅 전공자' 조준호 사장에서 '기술 전공자' 황정환 부사장으로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이후 나온 것이 G7과 V40다. 두 제품은 이전의 LG폰 대비 확실한 품질 개선을 이뤘다고 평가 받는다. 적자폭과 함께 매출도 줄어가는 상황이지만 수익구조 개선이 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LG전자의 입장이다. LG전자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센터를 세우고 '신뢰회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G7 등 LG 스마트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Q7, Q8 등 중가형 모델의 판매도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플랫폼화 및 모듈화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원가구조가 개선되면서 적자폭이 개선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내달 2일 출시되는 아이폰XR·XS·XS맥스와 트리플·쿼드 카메라를 탑재한 중가폰 갤럭시A7·A9이 걸림돌이다. 샤오미도 다음달 40만원대에 프리미엄 성능을 자랑하는 포코폰 F1을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 서동명 담당은 "4분기에는 3분기보다 매출, 영업이익이 모두 개선되고 이 트렌드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매출이 줄어든 부분은 4분기 신제품을 앞세워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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